공부하는 힘 - 몰입 전문가 황농문 교수가 전하는 궁극의 학습법
황농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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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일단락 된 듯 보였다. 대학교 때도 공부하고 시험치는 일상의 연속이지만 재미있어서 한 것이 아니라 학점 따려고 공부했다. 취직했더니 그제서야 다른 차원의 공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학창시절처럼 책을 끼고 하는 공부는 별로 도움이 안되었다. 일하면서 배우는 것이 진짜 지식이였으니까. 그런데 아직도 공부에 목이 마르다. 그리고 이제야 공부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후회되는 일은 대학시절 이런 공부의 즐거움을 모른채 4년을 보냈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전문 분야인 몰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공부, 즐겁게 하자'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창의성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하지만 여전히 창의성이라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개념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황농문 교수의 '공부하는 힘'에서 드디어 조금은 진보하고 정리된, 더 구체적인 창의성에 대한 정의를 만날 수 있었다.

 

"창의성은 강의를 들어서 습득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한 경험을 반복함으로써 체화된다는 점에서 외현기억보다는 암묵기억에 더 가깝다. 간혹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창의적인 인재'라고 부른다."  P.087

 

일의 특성도 있겠지만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도 창의적인 인재가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이다. 사실 이런 사실조차 사람들이 간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보면 잡다한 지식의 조각을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떤 문제에 대해 창의적인 해석과 해결을 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하고 이런 능력을 가진 인재는 무척 드물다. 토익점수니 학점, 일명 스펙이라 부르는 그 모든 것들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기업에서 사람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은 알지만 패러다임은 바뀌어야 한다. 대학공부와 직장에서 필요한 지식이 전혀 다르다는 말은 대학 졸업 때까지 창의성을 기를 기회가 없다는 말과 같다. 한국사람에게 부족하다는 창의성은 기존 교육과 스펙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문제해결능력,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발달시키는 데 있어 초중고 및 대학 과정의 미지의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푸는 것이 연구활동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 결국 석 박사 학위를 받더라도 평생 두뇌가동률을 별로 높이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되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고급 인력이 될 수 없다."  P.150

 

직장인들도 대학원 진학을 많이 하는데 그 중에 몇 명이 진정한 학문의 탐구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지 궁금하다. 학창시절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여전이 긴 가방끈과 인맥에 대한 고정관념에 파묻혀 있다. 진정한 고급 인력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학위가 아닌 것이다. 이 책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제적으로 창의성을 기르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가 아닐까. 학교교육에서 창의성을 기대하지 못한다면 부모들이 해줘야 한다. 선행학습이나 영재교육을 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라면 몰라도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최소한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철저히 암묵적 지혜를 발달시키는 학습을 할 것을 권한다. 각종 시험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학습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실력을 키울 수 있고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력, 창의력 그리고 문제해결력이 발달할 것이다."  P.221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아이로 만드는 것, 공부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사랑하는 자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많은 부모들이 학원에 보내면 다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다. 부모가 직접 다 가르치지는 못해도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아이를 이끌어 주는 역할은 반드시 해야 한다. 암묵적 지혜라는 말은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일을 하다보면 이 암묵적 지혜의 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이에게도 이러한 암묵적 지혜를 키워줘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학창시절에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이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보람일 것이다. 암묵적 지식에 대해서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지식의 단련법'에서는 이 암묵적 지식을 블랙박스라고 표현한다. 암묵적 지식은 무의식의 힘이기도 하다. 이 암묵적 지식을 기르는데는 양질의 정보를 입력하는 방법밖에 없다. 양질의 정보는 결코 단순 암기 지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많이 보고, 느끼고 읽는 일이 최선일것이다.

 

< 인상적인 대목 >

P.029 유대인들은 아이들이 배움을 즐길 수 있도록 '배움은 꿀처럼 달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부터 반복체험시킨다

 

P.030 삶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생존과 행복의 문제가 해결되면 비로소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들'이 보이지 시작한다. 그러면서 평소 잊고 지냈던 '삶의 유한함'이 큰 비중으로 다가온다.

 

P.031 단순한 즐거움이나 쾌락보다는 보람과 만족감을 수반하는 즐거움이 훨씬 더 강력하다

 

P.033 몰입을 반복해 경험하고 그 개념에 대해 알게 된 이후로 내게 주어진 일에 오랜 시간 몰입하다 보면 어떤 일이건 자연스레 그 일을 좋아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042 우리 뇌는 '이번 시험이 얼마나 중요하기에 이렇게 자나 깨나 시험공부만 하는 걸까? 이번 시험을 잘못 보면 큰일이 나는가 보다'라고 판단해 몰입을 유도하게 된다.

 

P.075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몰입을 가장 자주 경험했을 기간이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일 것이다. 이때는 최선에 대한 구동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P.084 시대를 앞서 가기 위해서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남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참의 명제는 역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이때 필요한 참의 명제는 역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역사란 곧 과거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인류가 겪은 중요한 경험적 사실들이기 때문이다. 사고력과 창의력만 있으면 이러한 경험적 사실로부터 끄집어낼 수 있는 참의 명제는 무한하므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P.087 미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즉 누구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유용한 사고를 하는 능력이 바로 창의성이다. 창의성은 강의를 들어서 습득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적절한 경험을 반복함으로써 체화된다는 점에서 외현기억보다는 암묵기억에 더 가깝다. 간혹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창의적인 인재'라고 부른다.

 

P.091 창의성은 아무 진전이 없는 막막한 과정을 견뎌내며 생각을 폭하지 않는 도전과 몰입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P.095 무조건 1만 시간 이상을 노력한다고 세계 최고가 되진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첫째, 자신의 한계를 넘는 시도를 해야 한다. 둘째,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오류를 즉각 수정해야 한다. 셋째, 첫째와 둘째의 방식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P.097 우리 뇌는 자주 요구되는 능력은 받달시키고 좀처럼 요구되지 않는 능력은 퇴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우리 뇌가 '도전과 응전'의 원리로 발달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P.101 노벨상 수상자들이 창의적인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비결은 지적인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고 아무 진전이 없더라도 계속해서 생각했다는 것이다. ... 따라서 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를 포기하고 이내 정답을 확인해보는 방식으로 학습하면 날카롭게 생각할 기회를 잃고, 머리를 발달시킬 수 없게 된다.

 

P.102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어서 결코 창의적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과거 대학 입시 문제가 대단히 어려웠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적인 '도전과 응전'이 이루어졌고, 이 과정에서 창의적으로 뛰어난 학자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었던 것이다.

 

P.117 토인비는 인류가 발전한 원동력은 바로 도전과 응전이라고 설명하면서 문명은 끊임없이 닥쳐오는 혹독한 도전을 극복함으로서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P.117 천재를 만든 두 번째 양상은 조기교육을 통하여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도전이 부과된 경우이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부모 중 한사람에 의해 조기교육을 받아 적절한 도전과 응전이 지속되어 천재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특히 존 스튜어트 밀이 받았던 조기교육은 오늘날에도 천재 교육으로 정평이 나 있다.

 

P.119 존 스튜어트 밀이 아버지에게 받은 조기교육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어릴 때부터 미지의 문제에 계속 도전하도록 격려하고 유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지의 문제에 도전하고 응전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지적 재능을 키우기 위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한 셈이다.

 

P.150 문제해결능력,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발달시키는 데 있어 초중고 및 대학 과정의 미지의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푸는 것이 연구활동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 결국 석 박사 학위를 받더라도 평생 두뇌가동률을 별로 높이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되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고급 인력이 될 수 없다.

 

P.150 몇 년 전부터 지도하는 대학원생들에게 사고력 향상을 위하여, 여유가 있을 때 중 고등 및 대학 과정의 수학이나 과학 문제 중에 미지의 문제를 풀어보라고 권유한다.

 

P.159 조기 영재교육보다는 올바른 정규교육을 통해서 창의성과 지적 재능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P.183 성공한 사람들은 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을 찾아 열심히 노력한다. 이는 성공한 사람들은 급하지 않은 상황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구동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P.186 손정의는 자신이 최고라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고 그러한 자부심이 무의식 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또한 그러한 눈높이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구동력을 만든 것이다.

 

P.200 아이러니하게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명심하는 것만큼 삶의 방향을 올바로 잡아주는 것은 없다.

 

P.204 나덕렬 교수는 앞쪽형 인간이 되려면 텔레비전을 끄고 신문이나 책을 읽어야 하며, 읽기보다는 쓰기를, 듣기보다는 발표를 하라고 권한다. 적절한 단어와 표현 찾기, 그림 그리기, 조립하기 등의 창작활동도 도움이 된다.

 

P.210 대학원 과정에서는 두 가지를 더 훈련한다. 하나는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창출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차이이다.

 

P.211 어떠한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효용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하게 떨어진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필요할때마다 그에 맞는 지식을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다.

 

P.217 암묵기억은 의식적으로 감지할 수는 없지만 몸에 배서 자동으로 인출되는 기억으로, 운전이나 운동을 하거나 악기를 다룰 때 관여하는 기억이다. 암묵기억은 의식하지는 않지만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기억이다.

 

P.219 아인슈타인은 "교육은 배운 모든 것들이 잊힌 후에 남아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외현기억은 잊혀지지만, 암묵 기억은 남게 되어 암묵적 지혜를 만든다. 아인슈타인은 뇌과학 지식이 없었음에도, 교육에서 외현기억보다는 암묵기억을 중시해야 한다는 놀라운 통찰을 이미 오래전에 했던 것이다.

 

P.221 고등학교 3학견이라면 몰라도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최소한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철저히 암묵적 지혜를 발달시키는 학습을 할 것을 권한다. 각종 시험 점수에 연연하지 말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학습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실력을 키울 수 있고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사고력, 창의력 그리고 문제해결력이 발달할 것이다.

 

P.225 핀란드 교육의 성공 비결 중 가장 중요한 하나는 교사의 질이 높다는 것이다. 핀란드에서 교사가 되려면 석사 과정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교사의 처우가 의사와 변호사에 버금가면 권한도 매우 크다.

 

P.239 몰입기반학습에 의한 수업의 성공 여부는 선생이 수업 전에 얼마나 적절하고 좋은 질문을 준비해 오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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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1 - 규슈 빛은 한반도로부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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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주는 책이다. 일본 규슈 지역을 여행한다면 이 책 한 권 정도는 필독하자. 신선하고 상상하지 못한 인식의 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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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다시 한 번 공부에 미쳐라
김병완 지음 / 함께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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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다니며 제일 좋았던 것은 바로 시험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가끔 승진 시험이 있는 조직도 존재하지만 대기업에서는 어학 점수나 일에 대한 평가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나는 중소기업에 다니는데 영어와 승진이 무관해서 너무 좋다. 일부 회사들은 도대체 업무에 영어를 쓸 일도 없는데 왜 꼭 승진 평가에 토익 점수를 넣는지 신기하다. 어쨌든 지금의 학교 다닐 때 처럼 책 보고 외워서 치는 시험은 거의 종말을 고한 것이다. 이것보다 좋을 수 없다며 회사 생활을 10년 넘게 했다.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말이다. 

 

어느날 문득 나의 무식함과 무지함이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통철한 자기반성을 하게 되었다.정신이 번쩍 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 읽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진작에 몰랐다. 그리고 학창시절 (특히 대학교 다닐 때!)과 회사 다니며 책을 많이 안 읽었다는 것을 무척 후회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40살이니 희망은 있다. (있는거겠죠?) 

 

자기계발에 미온적이거나 필요성을 못 느꼈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도 바쁘고 생활도 안정되어 있어서 공부가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때가 위험한 시기일수도 있다. 이 책을 읽어본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40대도 아직 청춘이다. 30대를 다시 한번 살아라고 한다면 글쎄요다. 내 주변에 몇몇 여자분들은 (이 분들은 40대 이상이다) "30대는 빨리 지나가야 할 시기다. 특히 아이 엄마에게는" 이라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 그렇다. 40대가 역시 진정한 청춘이며 드디어 육아로부터 조금이나마 해방된 민족을 이루는 기가 막힌 시기인 것이다. 특히 40대에 주목해야 하는 건 여성들이다. 남성들도 마찬가지지만 여성들이야 말로 누구보다 치열한 30대를 보내지 않는가.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지며 40대 청춘을 맞이하여 공부를 시작해 보는 것이다.  

 

 "사는 게 너무 재미있다' 라고 말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자신을 미치도록 행복하게 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에 미쳐보는 것이다"라는 말이 이 책의 핵심이다. 가정도 회사도 다 좋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 공부하고 닦아 나가야 할 대상을 찾아야 한다. 40대가 가장 적당한 시기다. 공부가 즐겁다는 말에 '나는 안 그런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TV 드라마나 영화가 훨씬 재미있다고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책을 즐겨보거나 인문학, 각종 예술 관련 취미 등을 길러서 생활의 일부분으로 만들면 이보다 더 신나고 즐거운 일이 없다. 그리고 스스로가 변한다. TV나 오락 등은 잠시 즐거움을 줄 뿐 내 인생에는 도움이 안되는 요소들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에 입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입사 후 몇 년은 신이 났다. ... 십 년 이상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지만 개인적으로 남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 회사에서 잠시 빌려주는 직위와 권한은 모두 회사의 것일 뿐 퇴직을 할 때는 다시 회사에 고스란히 반납을 해야 한다. 내가 반납한 그것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대여될 것이다."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공무원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 자체가 목표가 된다면 인생이 얼마나 팍팍해지겠는가. 어떤 분은 그래도 안정적인 수입이 최고 아니냐고 할 것이다. 하지만 직장을 얻었다고 공부가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정한 나를 찾는 공부는 평생 계속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무척 즐겁다. 저자가 40대에 공부하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보통 40대 쯤 되면 스스로 더 이상의 발전은 필요없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게 때문이다. 원래 하던 일이 재미있고 더 깊은 발전을 해야 한다면 굳이 새로운 공부 대상을 안 찾아도 될 것이다. 일부 전문직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고 지금 하는 일은 더이상 공부가 필요하지 않다면 40대에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그 이후의 삶에 있어서 어려움이 올 수도 있다. 40대 공부, 이제부터 시작해보자.

 

"우리 40대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직장이나 연금이나 보험이나 부동산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시야를 확장시켜주고 사고를 유연하게 해줄 참된 공부이다."

 

< 마음에 드는 구절 >  

P.015 67년 전인 1945년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불과 47세였다

P.015 20대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너무 조급하게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스스로 판단한 채 자포자기 상태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P.018 40대는 아직도 자신이 이룰 수 있는 목표가 남아 있는 청춘인셈이다.

P.020 인생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40대 인생에게 가장 재미있는 것은 '공부'라고 필자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P.021 분명한 사실은 인생에서 40대 시기만큼 공부의 참된 기쁨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시기는 절대적으로 없다는 사실이다.

P.027 과거의 성공은 오늘의 변화에 짐이 된다. 성공은 곧잘 우리를 도취하게 만든다.

P.031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작가인 마거릿 미첼도 그의 직업이었던 기자로서는 재능을 인정받지 못 했다.

P.031 과거에는 정신 없이 먹고 살기 위한 삶으로 인생이 너무나 짧았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였다 하더라도 새롭게 도전할 인생의 후반부가 없었다. 그들의 평균수명이 너무나 짧았기 때문이다.

P.032 2, 30대는 솔직히 인생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정신 없이 학업과 취업과 돈벌이에 냉혹하게 내몰리는 시기다.

P.033 이때는 솔직히 인생의 주인이라기보다는 정해진 사회 시스템에 그대로 복종해야 하는 노예 아닌 노예로 살 경우가 훨씬 더 많은 시기인 것이다. ... 40대야말로 진짜 인생이라고 단언한다.

P.035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평생 동안 단 한 번도 자신을 뛰어넘어 보기 위해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P.038 현대사회의 조직이라는 시스템이 현대인들의 창의성과 천재성 그리고 예술성을 말살시키는 주범이며, 그래서 학교나 기업이라는 조직에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대체 가능한 표준에 가까워지는 사람으로 길러지기 위해 항상 세뇌를 당하면서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모두 퇴보시키고 있다. - 세스고딘 <린치핀>

P.039 자신의 천재성이나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아도 생계가 보장되고 먹고 살 수 있도록 직장과 조직이 만들어주었다.

P.044 우리의 생각이 전적으로 바뀌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의 수준과 우리가 접하고 경험하게 되는 세상의 넓이와 만나는 사람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P.045 어휘력의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그만큼 생각하는 힘이 높아서 인생의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훨씬 더 올바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P.051 40대에 공부를 한 사람과 전혀 하지 않고 20대에 해놓은 공부에 의지하는 사람은 종국에는 하늘과 땅 차이의 결과를 얻게 될 것이다.

P.056 유대인이 세계 최고의 대학의 학생 비율을 30%나 차지하고 노벨상의 39~40%를 수상하며 전 세계의 부를 휩쓸고 있는 이유도, 그들의 지식이 아닌 상상력을 더 중요시하는 교육 습관 때문이다.

P.056 많은 책들을 접해봐야 하고, 많은 음악을 접해봐야 하고, 많은 그림을 접해봐야 하고, 많은 사람들을 접해봐야 하고, 많은 예술을 접해봐야 한다. 우리가 접해본 것들의 결과물이 우리이기 때문이다.

P.072 우리가 너무 쉽게 꿈을 포기하고, 이 세상의 물결에 자신의 인생을 내 맡겨버린다는 말이다. 꿈을 잃어버린 사람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다.

P.072 우리가 가장 큰 감동과 희망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 그것은 바로 조금 부족하고 주목 받지 못하던 어느 사람이 엄청난 노력과 의지로 재능 있는 사람들을 뛰어넘어 성공하는 것을 눈으로 목격할 때가 아닌가?

P.091 우리의 인생은 부모와 함께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떠한 야망을 품고 있으며 꿈을 이루려는 신념이 얼마나 강한가?라는 것이다. 이것에 따라 그 모든 것은 달라질 수 있다.

P.096 <열정 능력자>의 저자 진 랜드럼은 천재들과 성공한 사람들의 위대함과 탁월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

P.112 '사는 게 너무 재미있다' 라고 말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자신을 미치도록 행복하게 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에 미쳐보는 것이다.

P.130 특별한 신념체계를 가진 사람드릐 특성은 자신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왜 그랬는지 또 그게 무슨말인지도 몰랐지만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 있는 거대한 북을 울리고 그 소리에 발 맞춰 행진해야 한다고 느끼고 그러한 삶을 추구하게 된다고 한다.

P.156 큰 성공을 이룩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겸허하고 인격적으로 높은 수준에 올라가 있으며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사진감이 넘치고 얼굴에는 윤기가 흐르며 말이 유창하고 유머스럽고 행동도 민첩하다. 끊임없는 공부로 자신을 성장시키고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P.160 우리가 무엇을 하든 그것의 시작은 우리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고 그 핵심은 바로 결단하는 것이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결단하라. 그것이 시작이다.

P.165 "내가 상대성원리를 발견한 비결은 어릴 때부터 웃음을 중시한 데 있습니다." - 아인슈타인

P.175 "오늘도 저희 항공사를 애용해부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객 여러분의 돈도 사랑합니다."

         "담배를 피우실 분은 밖으로 나가셔서 비행기 날대 위에 앉아 마음껏 피우셔도 됩니다. 흡연 중에 감상하실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입니다"

         -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의 기내 방송

P.177 40대 이후 10은 모름지기 인생의 가장 중요한 혁명의 시기이다. 이때 전환하지 못하면 피지 전에 시든 꽃어럼 시시한 인생을 살게 된다. - 구본형

P.179 가장 중요한 결정은 중년에게 맡겨야 한다. 중년일 때의 뇌가 가장 똑똑하고 가장 침착하고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다. -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 바바라 스트로치

P.210 "여러분은 이제껏 속아왔습니다. 부자들은 인문학을 배웁니다." <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리스의 말이다. 부자들은 인간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인문학을 배우고 공부한다.

P.253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어떻게 어른이 된 뒤에소 예술가로 남을 수 있는가이다.

P.265 만약 여러분의 상황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면 현재 부딪힌 한계, 혹은 실패에 감사하라. 지금 여러분은 거의 모든 성공 스토리가 시작된 바로 그 지점에 서 있는 셈이지 때문이다. - <내 영혼을 담은 인생의 사계절> 짐론

P.271 자신을 성찰하고 다양한 분야의 공부와 사색을 하지 않는 자들에게는 아무리 마흔이 되어도 진짜 인생의 숲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P.274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에 입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입사 후 몇 년은 신이 났다. ... 십 년 이상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지만 개인적으로 남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 회사에서 잠시 빌려주는 직위와 권한은 모두 회사의 것일 뿐 퇴직을 할 때는 다시 회사에 고스란히 반납을 해야 한다. 내가 반납한 그것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대여될 것이다.

P.277 우리 40대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직장이나 연금이나 보험이나 부동산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의 시야를 확장시켜주고 사고를 유연하게 해줄 참된 공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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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에 대해 잘 알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 까요.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분명 굉장히 즐겁고 신나는 일입니다. '새롭고 신선하다' 는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일본이란 무엇인가', '한권으로 읽는 일본 역사' 같은 책들도 좋긴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내용이 딱딱하거나 지루하기도 합니다. 의외로 재미있게 잘 읽히는 문화서는 드문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최근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몇 달 전에 에쿠니 가오리의 <부드러운 양상추>를 읽었습니다. 재미있게 읽다가 퍼뜩 떠오른 생각이, 관심 있는 나라의 작가가 쓴 에세이를 읽어보면 좀 더 구체적이고 재미있게 그 나라 문화나 그들의 생각을 접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점입니다. 결국 한 나라의 문화도 개개인이 기반이 되어 만들어 지는 거니까요. 더군다나 유명 작가라면 분명 자국이나 해외의 독자들과 어느 정도 공감을 이루어낸 사람이니, 이 사람들의 실제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 만큼 그 나라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 책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을 인용하는 것을 읽고 호기심이 발동해서 읽어보았습니다. 무라키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후 처음 접했습니다. 소설과는 전혀 다른 세계에 있는 (당연한지도 모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과 얘기하는 데 서투른데, 예외로 택시 기사와 얘기하는 것은 싫지 않다. 어차피 내리고 나면 끝나는 관계이니 부담이 없고, 게다가 택시 기사가 하는 얘기 중에는 흥미로운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실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P.35 지바현 택시 기사>  

 

이 글을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도 우리와 비슷한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에 반가움마저 느꼈습니다. 

 

"야쓰가타케에 가려면 고우미 선을 타야 한다. 고우미 선 전철에는 진짜 여자가 많다. 그런데다 이 지역은 도쿄원과 간사이권에 겹치는 곳이라 도쿄에서 온 여자 군단과 간사이에서 온 여자 군단이 고부치자와 언저리에서 한류와 난류처럼 쿵 부딪친다. 한바탕 난리다. 지옥이다. "어머나, 바보 같아"라느니 "내가 그런 걸 우째 아노"라느니, 아무튼 꺄악꺄악 무의미하게 시끄럽다. 고막이 푸르르 떨린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P.72 나 홀로 여행>  

 

이 부분을 읽고는 어찌나 웃기던지. 지옥이라고까지 표현을 했네요. 

 

"이건 사랑과는 무관하지만, '그런 거지 뭐' '그래서 뭐', 이 두 가지는 인생의(특히 중년 이후의 인생의) 양대 키워드이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P.88 사랑에 빠지지 않아서> 

  

중년이라면 이 말에 절대 공감하지 않을까요. 다 그런 거지 뭐... 이러면서. 

 

"평범한 여섯 살 아이가 왜 2개 국어를 해야 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모국어도 잘 못하는 어린아이가 표층적으로 2개 국어를 좀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재능이 있거나 혹은 필요가 생기면, 굳이 어린이 영어 교실에 다니지 않더라고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 영어 회화쯤이야 반드시 할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먼저 나라는 인간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P.151 Can you speak English?> 

 

이 글을 읽고는 후련함을 느꼈습니다. 너무 영어영어 하는 우리 현실에도 딱 맞는 말이 아닐까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번역을 굉장한 취미로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영미권의 유명 작가들 작품을 다수 번역하기도 했어요.

 

"소설 쓰는 일과 번역 하는 일은 쓰는 머리의 부위가 달라서 번갈아 하다 보면 뇌의 균형이 좋아진다는 장점도 있다. 또 하나는 번역 작업을 통해 문장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운다는 점이다. ... 그 글을 단지 눈으로 읽을 때보다 보이는 것이 훨씬 많아지고 또한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런 작업을 오랜 시간에 걸쳐 계속하다보면 '좋은 글은 왜 좋은가'라는 원리 같은 것을 자연스레 알아차리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실제로 - 이런 얘길 쓰자니 몹시 부끄럽지만 - 가난은 정말 즐거웠다. 한여름 무더운 오후에 너무 더워 머리가 띵해서 찻집에 들어가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싶어도, 마누라와 둘이 '참자'고 서로를 격려하면서 간신히 집에 돌아가 보리차를 꿀꺽꿀꺽 마시는...... 그런 게 정말정말 즐거웠다."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 P.196 가난은 어디로 가버렸나?>

 

젊은 날을 회상하며 가난했지만 상상력이 있어서 즐거웠다는 무라카미 하루키. 이런 소탈함과 솔직함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력이 아닐까요? 신작인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여파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책들도 덩달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정도 작가가 되는 일이 바로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은 아닐지, 약간은 부러운 마음도 듭니다. 한국에도 하루키 같이 폭 넓은 사랑을 받는 작가가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쿨하고 와일드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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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라카미 하루키의 30년 방랑은 끝났다. 지금 그 자신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 있다. 이단이, 정통 없는 시대의 정통이 된 것이다." 

- <하루키 소설의 마침표를 찍다> 가와니시 마사아키

  

 <1Q84>가 출간되어 한국에서 붐을 일으키던 2010년, 아버지가 이 책을 읽고 감탄을 하셨습니다. "와,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 냈을까?" 

당시에 저는 이렇게 생각했죠.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우리 아버지가 더 대단하다. 감각이 젊으신데?"  

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무라카미 하루키(49년생)와 아버지(42년생)는 7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하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무라카미 하루키(49년생)와 아버지(42년생)는 7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왠지 하루키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40대 정도의 젊은 작가로 인식됩니다. 저는 이런 부분이 하루키 붐과 적게나마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키 책을 읽으면 트랜디하고 뭔가 있어 보이지 않느냐는 독자의 욕구! 책도 분명 하나의 문화상품이고 그것을 소비하는 나를 표현하는 매개체입니다.

 

"분명한 건 부담 없는 교양을 세련되게 포장한 문화상품에 대한 독자들의 선호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3000원짜리 밥을 먹고 나서 5000원자리 캐러멜 마키아토를 마시는 세대' 아닌가. 하루키가 제공하는 건 적당한 무게와 함량의 교양이다." 

"하루키 소설을 읽는 건 "그 자체로 교양 있고 세련된 문화 행위" -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 문학평론가 박진 

출처 :  중앙SUNDAY 

 

문화를 소비하는 집단의 교양에 대한 열망. 물론 허세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대중의 니즈를 어느 정도 파악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맨 위의 글에서 하루키를 이단이라고 한 이유는 아마도 하루키가 특정 문단에 소속되는 기존의 일본 문학자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일겁니다.

 

"그러나 자유는 언제나 어느 정도의 위험을 수반하듯이 그가 누리는 이 특권 또한 마찬가지다. 그 결과가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고 잘못하면 작가로서의 대인관계만 망가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편안하고 안정적인 길을 택하지 않았다."  

- <하루키, 키티, MUJI를 통해 본 일본의 문화 아이콘1> 

 

 문단에 속하지도 않고 30년이 넘게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는 것은 하루키가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나태함에 빠지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립니다. 오히며 이 부분이 대중의 호기심을 더 자극하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도대체 소설 내용이 어떻길래 다들 이 난리야?" 하면서 말입니다.

 

"단카이 세대(전후 1차 베이비붐 시기인 1947년에서 49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 이전 세대인 평론가들이 하루키에 대해 주로 비판하는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단카이 세대와 그 이후 세대의 평론가들은 하루키의 소설에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분석하였다." 

- <문학아이돌론> 사이토 미나코 

 

"문학잡지 그란타 편집장 존 프리먼은 무라카미가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거나 평단의 호평을 받기 어려운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로 그의 이야기는 즉흥적이지 않음에도 마치 그런 것처럼 여겨진다. 둘때로 그의 작품에는 익살과 해학이 있는데, 그런 요소를 가진 작가들은 당분간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 <이코노미스트> 2013.7.22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는 하루키의 작품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비교적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도 알려졌지만 오에 겐자부로의 말에서 하루키의 인기 비결이랄까 논란의 정점에 있는 이유의 유추가 가능합니다. 

 

"일본은 1970년대 끝무렵에 무라카미 하루키, 1980년대에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작가가 나오자마자 전 세계로 이 작가들의 작품이 번역되어 펴져 나갔어요. 이 두 작가의 힘은 대단해서 그들의 구어푼 문체는 더욱 더 세계적인 추세로 확대되어가고 있지요. ... 무라카미 하루키 씨의 소설은 잘 씌어진 문장이라 번역하기 쉽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영어나 프랑스어 번역가들이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서 좋은 번역을 해내고 있답니다. ... 노벨상 수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그럴 때 일본적인지 아닌지 하는 것은 우리들이 걱정할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독자들이 생각할 몫이겠지요." 

-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 오에 겐자부로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 소설의 문체가 문어풍에서 구어풍으로 바뀌는 시점을 무라카미 하루키의 등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비판적이라기보다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 문학이 세계로 뻗어가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분명 쉽게 씌여진 구어풍의 문체, 번역하기 쉬운 문장임에 틀림없습니다. 반면에 조금 가벼워진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오에 겐자부로는 "나는 팔리지 않더라도 여유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소 순문학 소설을 계속해서 쓰고 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흐름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분명 무라카미 하루키로 시작되는 세대와의 선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장편소설 보다는 단편소설, 단편소설 보다는 에세이 (가 좋다)라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저는 이 의견에 굉장히 동감합니다. 물론 이번 작품도 좋지만 말입니다. 에세이 중에서는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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