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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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이미 삐딱선을 탔다. 원래 마루야마 겐지는 이런 이미지의 작가다. 아직 마루야마 겐지의 소설 한 권 못 읽어봤지만 지금까지의 이력만으로도 충분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작가다. 마루야마 겐지는 분명 일본 사람이고 이 책의 내용은 일본 사회에 대한 비판일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에 대한 일침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도리어 머리를 끄덕이며 맞어 맞어를 연발하며 읽게 된다. 왜 작가는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라고 말하는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왜 지옥이라고 표현하는가. 일본도 한국도 청년 실업과 성장 정체, 국가에 대한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 사고, 한국은 최근의 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국가 시스템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 빠졌다. 작가는 국가가 힘 없는 국민을 위하기 보다는 있는자들의 손아귀에 놀아난다고 말한다. 이 말이 틀렸다고 할 수 있는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책임은 국가나 사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도 남들이 가는 방향으로만 가고 모험을 싫어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지 못한다.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남의 결정에 다 맡겨버린 꼴을 하고 있다. 마루야마 겐지의 독설이 이다지도 뜨끔할 줄이야.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스스로 변해야 하고 생각없이 살지 말자.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는 사실 극도의 반어법인지도 모른다. 더 멋지고 신나게 인생을 살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사냐는 질책이다. 인생은 아름답고 우리도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더 멋진 삶에의 욕망이 생긴다. '끝내주는 인생 대박이다' 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마루야마 겐지는 정말 멋지다.

 

<인상적인 대목>

P.009 이 육체도 이 성격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것이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에 따라 정해진 외적 조건에 불과하지 않은가.

P.014 살아 있는 것의 역사는 곧 재해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P.014 결론부터 말하자면, 항간에 떠도는 지옥이란 바로 이 세계를 뜻하는 말이다.

P.014 오늘날까지 인간은 온갖 지혜를 쥐어짜 문명을 일으켜 왔지만, 그럼에도 웅덩이에 우글거리는 장구벌레와 다를 바 없는 허망한 존재라는 사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P.018 애완동물 같은 귀여움이나 우등생이 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면 자식을 완전히 포기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P.020 부모의 희생물로 자신의 인생을 망치는 자식이 얼마나 많은가

P.022 자식은 아무튼 학교를 졸업하면 당장 집을 나가야 한다.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 그럴 수 있느냐 없느냐에 인생의 모든 것이 달려 있다.

P.045 고용주가, 단순히 사회적인 값어치를 매기는 데 목적이 있는 학력을 그렇게나 중시하는 까닭은 오로지 순종할 인물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P.045 이 넓은 세상에는 다양한 직종이 있고, 저마다 다른 삶의 모습이 있다. 그렇게 폭넓은 세상에 살면서 왜 처음부터, 어린 시절부터 회사에 취직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살아왔는가.

P.046 직장인의 처지란 노예 그 자체라는 것을 모르는가. 누가 강제로 끌어가는 것도 아니고, 법률로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 노예의 길을 선택하는가. 제정신인가.

P.047 남에게 고용되는 처지를 선택하는 것은 자유의 9할을 스스로 방기하는 일이다. 인생 전부를 남의 손에 빼앗기는 것이다. 쥐꼬리만 한 월급과 상여금과 퇴직금을 빌미로 지시에 따르기만 해야 하는 인형 취급을 당하고, 퇴직 후 제2의 인생이라는 거짓으로 점철된 무지갯빛 꿈을 꾸는 동안에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철저하게 무시된다.

P.071 나라를 통치하는 자들은 국민이 국가의 정체를 단박에 꿰뜷어 볼 만큼 현명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것이 본심이다.

P.073 인터넷 게임에 정부가 나서서 제재를 가하지 않는 이유는 자유 경제를 활성화해 세수를 늘리고, 호경기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P.074 텔레비전은 국가의 끄나풀이다 - 텔레비전도 한몫하고 있다.

P.078 자신은 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동에만 종사하고 나머지는 전부 아내에게 맡기면 된다는 안이한 정신 상태로, 요령을 부려 가며 너절하게 살아간다.

P.079 탐욕스러운 줄다리기와 서로를 헐뜯고 끌어내리는 일에 열을 올리고, 털끝만큼의 가치도 없는 출세와 명예와 돈 몇 푼을 위해,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자신의 혼을 미련 없이 팔아넘긴다.

P.079 이 나라에서는 옛날부터 남편과 자식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는 여자를 현모양처라며 극구 칭찬해 왔다. 그러나 이런 비뚤어진 미학이야말로 남자와 자식을 못나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여자 자신을 또 궁극적으로는 이 나라 사람 전체를 못나게 만든 원흉이다.

P.080 인간다움이란 한마디로 말하자면, 바로 지성 쪽에 몸을 두는 것이다. 그리고 지성이란 합리적인 사고를 가리키니, 즉 이성으로 사는 것이다.

P.082 다른 생물에 비하면 너무도 약하다. 생기도 부족하다. 생명력도 희박하다. 발랄한 존재와는 거리가 멀다. ... 수렵 채집 시대에 원시적인 삶을 살았던 당시의 인간은 다른 생물 못지않게 억척스럽고 강인하게 살았을 것이다.

P.082 인간은 분에 넘치는 두뇌를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사용하는 데에는 저항감과 고통을 느낀다.

P.096 자금 없이도 할 수 있는 자영업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에는 눈을 돌리려 하지 않는다. 그 외의 길은 없는 것처러, 마치 상식 중의 상식이라는 듯이 곁눈질 한 번 하지 않고 똑바로 직장인의 세계로 들어간다.

P.097 이 넓은 세상에 다양한 직종이 있는데,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인이라는 위치를 왜 그렇게 간단히 손쉽게 선택하는 것인가.

P.098 스스로 선택한 것도 아닌 인간 집단에 섞이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는가. 일의 내용은 둘째 치고, 음습한 인간관계의 성가심에 시달리다 못해 거기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고 있는가.

P.099 개인의 잠재 능력을 간파하는 안목을 지닌 상사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능력 있는 부하에게 두려움을 느껴, 즉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까 봐 겁을 먹고 질투해 부하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을 확률이 훨씬 크다. 그런 세계다.

P.099 재미있었던 일도 2, 3년 계속해 절차와 요령을 완전히 익히고 나면 염증이 난다. 그러다 보면 일하는 태도가 느슨해지고, 일 자체에도 질려 정열의 돌파구를 취미에서나 찾는 수밖에 없다.

P.100 생활의 기반인 일 자체가 재미있고 거기에서 사는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지, 안 그러면 살고 있으면서도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신세가 되고 만다.

P.105 직장인을 선택한 그 순간 유일하고도 최거의 보물인 자유를 직장에 고스란히 헌납한 셈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가.

P.107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 안에서만 빛나도록 생겨 먹었다는 철칙을, 그 우선권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살든 본인 멋대로라는, 자유와 함께하는 삶만이 존재의 기반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P.108 출퇴근 전철 안에서 죽은 사람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인생의 절정기는 학교 축제 때뿐이었음을 절감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자유를 스스로 내던졌기 때문이다.

P.115 일본 민족만큼 종교를 좋아하는 예도 없다. 통계에 따르면, 한 사람당 두 가지 이상의 종교에 어떤 형태로든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강한 자라면 누가 되었든 상관없이 따르는, 전통적이고 거의 군생동물적인 사대주의에 여전히 젖어 있기 때문이다.

P.127 마음과 정신과 혼을 갈고닦는 데 필요한 것은 오직 자신의 분투뿐이다, 그 밖의 길은 없다.

P.135 독재국가는 물론, 이상적인 민주주의 국가 역시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 소수의 것이다. ... 알기 쉬운 예를 들어 보자.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지진해일로 인한 원전사고의 주범인 전력회사의 보스 등이. 그야말로 대표적인 특정 소수이다. ... 그들은 대기업의 꼭대기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허울뿐인 사장을 뒤에서 조정한다. 사회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드러나지 않는다. 그 탓에 보통은 지명도도 낮고 얼굴고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호화로운 생활상도 연예인이나 졸부들만큼은 눈에 띄지 않는다.

P.137 나라를 실제로 주무르는 자들은 넘치는 자금을 악용해서 목전의 욕망에 허우적거리는 정치가와 관려들을 최대한 이용한다. 관료와 정치가들뿐만 아니라, 학자와 매스컴, 문화인, 연예인, 평론가 등 많든 적든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인종에게 온갖 명목으로 돈을 뿌려 여론을 안정시키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형태로 국가를 유지한다. 마음대로 나라를 주무르고, 당당하게 세금을 빼돌려 이권을 장악한다. 그렇게 어디까지나 사적인 나라를 구축하고 지위가 흔들리지 않도록 다져서는 그 영예와 영광을 후손에게 물려준다.

P.145 언젠가는 반드시 다른 나라에서 전쟁을 도발하리라는 망상에 시달리고, 급기야는 손아귀에 들어오는 것이 좀 더 늘어난다면 이쪽에서 전쟁을 일으켜도 좋다는 밑도 끝도 없는 욕망에 이끌려 군사력을 강화하기에 혈안이 된다.그들은 자신들의 불안을 국민의 불안으로 확산하고, 자신들을 방위하기 위한 군대를 국가를 방위하기 위한 군대라는 대의로 바꿔치기하면서 경제대국이 되지 못한 부담과 굴욕감과 실패를 군사대국으로 만회하려 한다.

P.165 솔직히 말해서, 연애가 연애답게 느껴지는 것은 고작해야 서른살까지다.

P.167 인생의 반려를 제 손으로 선택할 수 없다거나 그럴 마음이 전혀 일지 않는다면 생물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지녔다 하지 않을 수 없다.

P.171 사람은 누구나 잠재적인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스스로 발견하는 것은 자기 인생을 충실하게 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조건이다. 발견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또는 그것을 찾아 낼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삶을 위한 삶인지 죽음을 위한 삶인지가 뚜렷하게 갈린다.

P.172 실제로는 산처럼 많은, 사실상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 내던지는 젊은이가 너무 많다. 자신의 인생을 남의 것인 양 하는 것이 편해서 그렇다면, 그만큼 어리석고 아까운 일은 없다.

P.173 우리 뭇 생명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기기묘묘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이 세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다.

P.175 온갖 일에 도전해 보면서 자기 안에 소리 없이 숨겨져 있는, 곤히 잔들어 있는 재능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P.176 심히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슨 삶의 공식이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으며, 젊은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할 시간도 거의 주지 않는다. ... 많은 젊은이가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에 강박관련 비슷한 불안을 느끼고, 무의식중에 안정을 최고의 목표로 삼게 되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인생의 초기 단계에 이미 다른 길은 봉쇄되고 만 것이다.

P.178 우연으로 가득한 일상에서 사고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아주 당연한, 아니 산 자의 사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근원적인 권리다. 그것을 방기하는 것은 피가 있고 살이 있는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P.180 두개골 안에 꽉 들어차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곰팡이가 피어 버릴 수밖에 없는 된장인가. 더 멋지게,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혜의 샘이 바로 뇌라는 것을 잊었는가. 아무리 애써도 다 쓸 수 없는 양의 뇌를 갖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사람은 생각하기 위해 태어나고, 생각함으로써 생명을 불태우고, 생각하기에 존재 의의가 있다. 이 확고하고 엄연한 진리를 묵살할 작정인가.

P.185 진정한 목적을 지닌 자는 타인과 교류하는 것을 성가셔 한다. 투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목표가 생긴 순간 시간이 귀중해서 인간관계를 꼭 필요한 범위로 좁힌다.

P.189 한창 청춘기인 원기 왕성한 젊은이들은 하루를 10년처럼 1년을 영원처럼 길게 느낀다. 그들은 생명의 빛나는 옷을 벗는 일 따위는 절대 없으리라는 확신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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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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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知)의 탐구에 관심있다면 다치바나 다카시의 노하우를 한번쯤 들여다보자. 그리고 나만의 지적 생산의 기술을 연마하자. 새로운 미래에는 지의 재생산이 화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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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주도학습 - 대치동 샤론코치가 전하는 ‘강제적 공부 습관’의 힘
이미애 지음 / 센추리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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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을버스를 탔다. 내 옆에 있던 30대 중후반의 두 여자분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얼마전에 같은 반 어머니들이 모였거든요. 그런데 누가 저 분이 전교 1등하는 아이 엄마라고 하는거예요. 딱 보는 순간 후광이 보이는 거 있죠."

아이가 1등하면 엄마는 신격화되는 세상이다. 자식이 잘나가는 것도 기쁘지만 엄마도 묘한 권력을 가지게 된다고나 할까. ​아이가 공부를 잘 하려면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모두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이 책 <엄마주도학습>은 제목만으로도 아이들 잘 키워보겠다는 엄마들의 시선을 잡아끄는데 성공했다. 엄마가 어떻게 해야 아이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일까?

​단언컨대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는 건 엄마가 게으르다는 소리다.

​우리 옆집은 외동 아들인데 사립초등학교 3학년. 학원을 많이 다닌다. 가끔 옆집에서 아이 엄마의 큰 목소리도 들린다. "내가 너 때문에 못살아!" "엉엉엉"

​아이를 보면 티없이 맑고 착하다. 전업주부인 아이 엄마는 학교에서 공부를 많이 안 시킨다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러면서 항상 내게 뭐 시키냐고 물어본다. 우리 아들은 피아노만 다닌다. 이건 정말 뭔가 아닌 것 같은데. 이 엄마는 부지런한 엄마인가 게으른 엄마인가? 난 이 엄마는 게으른 엄마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학원에 많이 보내도 복습이 안 따르면 다 헛수고가 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아이를 윽박절러봐야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도 모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엄마가 이렇게 좀 다그치면 아이 성적이 어느 정도 나올 수는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언제까지 엄마가 소리를 질러야 아이가 공부를 하겠는가. 스스로 공부해야 할 시기가 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엄마들은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아이를 다그치기보다는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면서 본인만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주변에 직장맘들이 많다. 직장맘은 전업맘보다 아이들에게 신경을 많이 못쓴다고들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주변 엄마들에게 얻는 정보는 부족할지언정 책이나 회사에서 듣는 정보도 꽤 있다. 옆집 아줌마 말보다는 전문가의 노하우가 담긴 책 한권이 더 유용하지 않을까? 그리고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아직도 잘 모르는 엄마들도 상당히 많다. 아이가 4살이 넘었는데 집에 전집 하나 없다는 말을 들으면 좀 의아해진다. 그러면서 학습지는 시키고 있고. 이런 엄마들도 조금은 게으른 엄마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세상을 살면서 느끼는 점 중의 하나는, 어떤 유용한 정보, 그러니까 아이 잘 키우기 같은 정보도 쉽게 손에 넣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이다. 사실 모든 쓸모있는 정보는 다 그렇다. 방법은 엄청나게 노력해서 찾는 수 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심하게 우울해지지만 아직은 뽀족한 방법이 없다. 그래서 엄마들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이 책에서 독서와 한자의 중요성을 굉장히 강조한다. 나도 아이를 둘 키우지만 독서와 한자는 중요도가 높다는 결론이다. 연구하기 싫은 엄마들은 일단 책이라도 많이 사주고 읽히고 초등학생이면 학교에서 안 시켜도 한자는 좀 가르쳐보자. 어쨌든 모든 출발은 아이에서부터다.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를 파악하고 아이와 대화를 많이해야 한다. 절대 억지로 무언가를 시켜서는 안된다.

이 책을 보고 배운 것 중의 하나는 아이의 실제 공부양을 체크해야겠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시킬 생각은 아니고 하루 단위로 할당량을 주고 이를 체크하는 방법은 중요하다고 생각되서 실천해보려 한다. 일본의 유명 교육 컨설턴트 <마츠나가 노부후미> 는 본인의 저서에서 "공부의 절대량"을 상당히 강조했다. 조금 늦게 발동이 걸려도 나중에 두각을 나타내는 아이들은 꾸준히 학습을 해서 공부의 절대량을 넘겼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는데 이 책의 내용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시간보다는 질을 중요시한다. 어떤 방법이든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을 하기 위한 기반을 초등학교 때 닦아놓아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중학생 부모들의 이야기 중 가장 공통되는 것이 "공부 습관은 초등학교 때 잡아야 한다. 그 이후에는 늦더라."라는 말이다.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아이가 공부를 스스로 하는 것만해도 대단한 일이다. 아이들을 유혹하는 많은 괴물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하려면 공부가 재미있다고 느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목표와 꿈이 있어야 한다. 꿈이 있으면 힘들어도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 아이들을 학원에 돌리기에 앞서 아이의 꿈이 무엇인지를 찾아주는 것이 우선아닐까. 대한민국의 미래는 분명히 엄마들이 쥐고 있다. 엄마들이 진정한 키맨인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자.

< 인상깊은 대목 >

P.006 실제로 중고등학교 우등생들을 보면 하나같이 공부를 습관처럼 한다...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습관으로 하는 것이지 때문이다.

P.009 '하루 공부 30분' 또는 '학습지 3장 풀기' 등 아이가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줘야 한다.

P.010 단언컨대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는 건 엄마가 게으르다는 소리다

P.012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P.020 실제로 초등학생 월평균 사교육비가 50 ~ 100만 원 사이의 가정이 적지 않고 그 이상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부모의 노후 자금이 아이들 사교육비로 흘러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나오겠는가.

P.023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건 엄마다. 따라서 아이에게 효율적인 공부 방법, 공부의 양, 지속 시간 등 아이 스스로 파악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엄마가 체크해야 한다.

P.028 자기주도든 엄마주도든 학습의 목표는 결국 '아이 스스로 공부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P.048 어린 시절 피아노나 기타, 드럼 등 악기를 잠시라도 다뤄 본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이에 대한 열등감이나 후회가 없다. 악기를 전문가처럼 다루지는 못하더라도 이미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최소한 해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 않는다.

P.051 가두리 양식 교육법이란, 자녀는 평소 부모의 간섭을 느끼지 못하고 자율적으로 생활한다고 믿고 있지만, 가두리를 벗어나거나 위험에 직면했을 때는 부모가 자연스럽게 가두리 안으로 이끌어주는 교육방법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엄마주도학습의 핵심이다.

P.061 실제로 국제중과 특목고, 서울대 입학시험의 자기소개서 제 1번 문항은 바로 '학교 다니는 동안 스스로 학습목표를 세우고 학습하고 평가해온 구체적인 자기주도 과정에서 느꼈던 점을 써라'다

P.063 생각을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논리적 말하기와 논리적 글스기를 연습하는 게 가장 좋다. 논리적 말하기와 글쓰기는 일상생활은 물론 입시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P.064 생각의 확장은 나무의 줄기에 무수한 가지를 뻗어 나가는 행위고, 논리적 말하기는 무수한 잔가지를 모두 쳐내고 '주장'이라는 나무의 기둥만 남기는 행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P.069 우리 아이들 중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는 확률은 5퍼센트 내외다. 전국의 수험생 약 65~70만 명 중 SKY대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은 약 1만여 명, 이를 또다시 문과 이과로 나워야 하니 계열별로 상위 5퍼센트 안팎만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다.

P.070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은 그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뚜렷한 사람이 많다. 그저 성적에 맞춰 학과에 진학한 학생과 자신이 원하는 비전에 맞는 학과를 선택한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 없다. 게다가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므로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 틈에 있으면 알게 모르게 자극을 받는다.

P.076 사실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가 어느 정도 공부하고 있는지 그 총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P.080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복습을 철저히 한다. 배운 내용을 바로 복습하니 기억력도 증가하고 시험 공부할 양은 절반으로 줄어든다... 복습은 오늘 배운 내용 중 에센스만 살펴보는 과정이므로 실제로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P.089 엄마주도학습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스킬만큼 중요한 게 엄마들의 마인드다. 엄마만의 확고한 교육 철학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 재능을 보이는지, 몇 시간의 공부가 적절한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해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P.093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좋은 것은 부모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P.097 부모들은 요즘 아이들이 결핍 또는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 말하는데, 그보다는 아이들이 꿈이 없는 게 문제다. ... 꿈이 없는 아이들은 일상이 무의미하다...  공부가 힘들 때, 공부가 하기 싫을 대 '나는 커선 OOO이 될 거야. 그러니 준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지' 라고 스스로를 격려해야 하는데, 아무 꿈이 없으니 공부가 노동이 되고 수업이 시간을 죽이는 허무한 과정이 되는 것이다.

P.102 오히려 영어, 수학이 아닌 국어 때문에 명문대 진학이 힘들었다고 고백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P.102 학년이 올라갈수록 국어를 버거워하는 아이들이 증가한다. 책을 많이 접하지 않은 아이, 한자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이에 속한다.

P.105 영어 교재 선택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마라. ... 개인적으로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등으로 유명한 로알드 달의 소설을 추천한다.

P.107 수학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아이들의 수준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기 휘운 과목이다. 따라서 초등 저학년 시절 수학은 재미있고 즐거운 과목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P.112 국사는 다른 과목에 비해 학습량도 많고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보는 시험이기에 난이도도 상당한다.

P.113 평소 독서가 부족하면 역사책을 펼쳐도 모르는 내용투성이다. ... 단순 암기는 곧 죽음이다. 아무 의미도 느끼지 못하고 이해도 못한 상태에서의 암기는 독과 같다. 아무리 많은 양을 저장해도 정작 필요한 곳에서 출력이 불가능하다.

P.114 아이들은 자신이 책이나 잡지에서 읽었던 내용을 교과서에서 발견하면 유독 흥미를 보인다. ... 독서는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배가시키고, 논술과 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P.115 독서가 단순한 취미 활동이나 배경지식을 쌓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 외에 교내 활동은 물론 입시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P.117 요즘 대학에서는 융합형 인재를 원한다. 이과 학생이라고 해서 이과 관련 책만 읽으면 매력적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 의사나 과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도 인문학을 알아야 하고 교양도서를 읽어야 하는 것이다.

P.117 예를 들어 서울대 자기소개서의 5번 항목은 독서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기술하라'는 식이다. 이때는 독서활동을 '영향'이라는 키워드 속에 녹여내는 게 중요하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을 읽고 나는 이렇게 변했다'라는 것을 표현해야 한다.

P.119 독서활동은 학생의 지적인 능력은 물론 생각의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다. 학창 시절은 각종 정보를 입력하는 시기다. 스펀지처럼 세상의 모든 정보를 입력하여 추후 자신만의 색깔로 출력해야 빛이 나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한 많은 양의 읽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사고의 성장 과정과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P.122 면접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평가하는 장소가 아니라, 낯설고 어려운 문제나 상황에 부딧혔을 때 이를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평가하는 장소다. 한마디로 창의적인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자기 표현력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P.149 명문학교 고3들의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6월 모의고사부터 막강한 실력을 가진 재수생이 대거 등장한다.

P.150 대치동 학생들이 어떤 교재로 공부하는지, 토플 성적은 어떤지, 국제중 학생들이 외국인과 원어민 수업을 하고 있는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입시에서 실패하지 않는 가장 좋은 전략을 자신이 세운 계획을 하루하루 지켜나가는 것뿐이다. 엄마는 그저 내 아이의 성향과 수준을 먼저 파악하고 이에 맞는 학습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P.164 오늘 계획된 공부가 수학 20문제, 영어 단어 10개 외우기. 국어 자습서 6페이지 풀기라면, 그 양을 다 마쳐야 공부를 제대로 했다고 말할 수 있다.

P.172 흔히 물질적 보상이 아이들이 바라는 전부라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에게 가장 큰 보상은 부모의 칭찬과 인정이다. 부모의 인정과 보살핌 속에서 제대로 된 자존감을 형성한 아이는 물질적 보상 때위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자존감의 힘이다.

P.189 2014학년도 서울대 입시 수시전형 평가 과정에는 '예술, 체육 활동을 통한 공동체 정신을 고려한다.'라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앞으로 서울대를 희망하는 학생은 공부는 물론이고 예술과 체육에 관한 능력도 보여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P.195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동생의 희생, 할아버지의 경제력'이 필요하드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P.204 꿈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롤모델을 찾는 것이다. ... 롤모델을 찾는 일은 독서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과거와 달리 요즘 위인전에는 워런 버핏, 스티븐 호킹, 오프라 윈프리, 힐러리 클린턴, 미야자키 하야오 등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친근한 인물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P.239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전국적으로 치르는 시험을 보라고 권합니다. 그 결과로 내 아이의 객관적 위치(전국 등수)까지 알 수 있습니다. 실력도 쌓고 아이의 수준도 파악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는 것입니다.

P.241 확실한 꿈을 가지면 진로 선택에 고민이 없고, 단일 코스로 직진만 하면 되기에 여러모로 삶이 편안해지겠지만, 이러한 행운을 가진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성적으로 학교를 결정하고 삶의 흐름에 따라 직업을 가지게 됩니다. 물론 어느 정도 적성이 맞는 일을 찾아야겠지요. 인간을 결코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행복한 마음으로 할 수 는 없으니까요

P.261 실세 제 주위에만 봐도 맞벌이 부부 아래서 자란 아이가 명문대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P.262 아무리 많은 학원에 다녀도 아이가 스스로 복습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P.262 엄마가 주도하여 아이의 학습 습관을 만들어놓으면 아이의 인생이 바뀝니다. 중요한 건 자녀와의 소통입니다. 퇴근 후 단 30분이라도 대화를 나눠 친밀감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P.263 '중3 겨울방학 실력으로 대학의 80퍼센트가 결정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학교 3학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P.264 대치동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문학,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 교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사와 세계사 등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합니다.

P.269 대치동에 있는 학원들은 주변 학원과 차별화되기 위해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더 좋은 교육법을 고민합니다. 이것이 바로 대치동 학원이 유명한 이유입니다.

P.270 엄마들이 괜히 과목별 명강사 리스트를 만들고 공유하는 게 아닙니다. 과목별 강사 리스트를 작성하여 내 아이에게 맞는 강사를 찾아주는 것도 엄마가 해야 할 일입니다.

P.271 우리 사회는 명문대를 나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집니다. 냉정하고 세속적으로 들리겠지만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P.272 엄마가 주도하여 독서를 많이 시키고 영어, 수학을 중심으로 기본기를 다져놓으면 학교 공부는 수월해집니다. 공부도 습관이고 내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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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탐독 글항아리 인문에세이 5
김원우 지음 / 글항아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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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랫만에 읽은 일본 문화에 대한 책. 이런 책이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작가의 통찰이 무릎을 치게 하고 비판은 날카롭다. 30년 내공의 힘이랄까. 오래도록 읽히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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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읽은 독자의 반응 중 한가지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렇게 표현을 못했어요" 라고 한다. 이 책은 딱 이런 생각을 하게 해준다. 한마디로 귀에 착 감기는 일본 이야기다.

30년간 일본을 취재하고 일본사람들을 접하고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본 결과서가 이 책이다. 오랜 세월이다보니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고 언급하는 내용이 많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읽을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일부 피상적이고 감상적이기만 한 일본 기행문에 비하면 내용의 밀도는 10배 이상이다. 긴 세월과 작가의 직감, 통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일본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애정어린 시선도 있다. 일본의 천년 고도 교토에 대해서는 이상적인 도시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 일본의 문화 수준에 대한 칭찬도 한다. 하지만 교토라는 도시의 이면도 들춰냄으로써 작가의 시선이 그리 허술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료칸에 대한 감상도 흥미롭다. 개인적으로도 일본의 온천과 료칸은 일본 최고의 관광상품이라는 의견이다. 우리는 우리 전통 숙박​업을 관광자원으로 가지고 있는가라는 자기 반성에 가까운 물음에 할 말이 없어진다. 일본 국민 개개인의 학구열은 우리가 쉽게 따라잡기 힘든 현상 중의 하나다. 무엇이 일본을 강하게 만드는지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어에 대해 읽기, 쓰기보다 듣기, 말하기에 편중되면 안된다는 지적도 날카롭다. 실제 어학을 해보면 중급 이상으로 나갈 때 읽기, 쓰기가 안되면 실력이 늘지 않고 제자리다. 말하기보다 읽기에 필요한 어휘는 10배 이상이라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이런 작가의 통찰이 너무 재미있고 공감이 간다.

사실 술술 잘 읽히는 책은 아니다. 소설가인 작가의 글은 아주 대중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모르는 단어를 찾아서 공부를 하면 나름 재미있고 밀도 높은 문장들을 읽으며 저절로 문장 공부도 된다. 일본에 대한 작가의 생각은 우리에게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적어도 이 책에 나온 정도만 우리가 실천해도 문화적으로 더 강국이 되지 않을까? 일본 탐독의 진정한 의미는 일본을 보면서 우리를 돌아보는데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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