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
구도 다쿠야 지음, 김정환 옮김 / 루비페이퍼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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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한 저자의 이야기가 실제적이다. 데이터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환상을 가지기 보다는 데이터를 이용한 비즈니스를 어떻게 실제적으로 적용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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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
구도 다쿠야 지음, 김정환 옮김 / 루비페이퍼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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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시절, 일이 없어 놀던 내게 상사기 미션을 줬다.

"재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전혀 사용을 안하고 있어. 이 시스템을 사용할 아이디어를 한 번 내보지 않겠나?"

물론 날라리 사원이었던 나는 그냥 대충 하다말로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그 일을 까맣게 잊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쓰지도 않는 시스템을 도대체 왜 말들었단 말인가. IT업계에 15년 이상 몸 담아 보니 이렇게 돈 들이고 시간 들이고 만든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다들 무슨 CRM이네 메타 시스템이네 유행한다 싶으면 정말 필요한지 따져보지도 않고 묻지마 투자와 시스템 구축을 일삼는다. 그러고는 운영을 제대로 안하고 돈은 돈대로 날린다.

 

몇몇 국내 카드사들이 "빅데이터를 이용해 고객을 분석" 하며 선전을 하는데 솔직히 내 생각에는 이미 예전부터 그들 나름의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었으며 그 기법은 통계적 기법이나 데이터 마이닝 등이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분석하는 방법에 있어 진일보한 것은 아니고 포장만 "빅데이터"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전에는 그들이 고객분석을 안했겠는가?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이런 과장을 하기는 무척 쉬운일이다. 그래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사회 저변의 인식과 지식을 끌어올리는 일이 중요하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리고 빅데이터의 이상 열풍에 의한 데이터에 대한 환상을 조금은 불식시킬 필요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실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빅데이터에 대한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의 실용서들을 보면 감탄하게 된다. 이런 일본 실용서들의 수준을 따라잡으려면 우린 아직 멀었다. 이 책 <앞으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을 서점에서 보고 당장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이런 책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인 구도 다쿠야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실제 데이터 관련 분석 작업을 해 본 경험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 내용이 상당히 실무에 기초하고 있어서 얻을 것이 많다. 기존 데이터 관련 책들이 일반적인 사례나 지식 전달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실제 저자가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를 하면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실제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경험한 '진짜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내가 가장 공감한 부분은 바로 실제적인 비즈니스는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주도되지 않는다라고 저자가 강조한 내용이다.

 

실제 일을 해보면 고객을 설득하고 그들을 이해시키는 일이 업무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즉,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꼭 필요하다.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수학이나 통계학을 전공한 똑똑한 인재들이 의외로 성과를 못 내는 이유는 이러한 비지니스 운용상의 노하우를 모르기때문이다. 저자의 표현대로 '땀내나는' 일들이 가득하다. 숫자나 파려면 연구소에나 가라고 말한다. 데이터 분석일을 한다는 것도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며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이다.

 

저자는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을 보고 뉴욕에서의 생활을 정리, 고국인 일본으로 귀국하기로 결심한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데이터 분석의 힘을 몸소 체험하고 이런 기술과 노하우를 고국을 위해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직은 열악한 일본의 데이터 분석 수준에 대해서도 말한다. 사실 이 점은 한국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한국도 이렇다 할 데이터 분석 관련 성공사례가 없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데이터를 살리는 것도 사람, 죽이는 것도 사람이라는 말을 한다. 이것이 무슨 뜻이겠는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의사결정이다. 처음부터 왜 이러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지 목표를 확실히 정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분석 결과가 나온다 해도 어디에 적용하는지에 따라 그 적용 내용이 전혀 달라진다. 그 예로 비즈니스 영역과 공공 영역을 든다. 아무리 인구가 적어도 한 지역에 수돗물 공급을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떤 목적 설정을 하느냐에 따라 모든 상황은 변하며 이를 결정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다양한 가치 창출은 시작점에 서있다. 이 시점에서 한국도 대내외의 여러 이점을 생각해서 손을 놓고 있을수만은 없다. 물론 여러 움직임은 있다. 원래 한국 사람들은 트렌드에 상당히 민감하다. 문제는 가벼운 관심이 아니라 깊이있는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선진국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데이터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차지한 오라클은 여전히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우리는 이런 기업이 있는가. 현재 데이터 분석이나 빅데이터의 트랜드를 주도하는 것도 대부분 미국 기업이다. 데이터 분석에는 통계학적인 지식이 매우 중요한데 일본에도 한국에도 이러한 통계학에 대한 인력충이 미국에 비해 형편없이 얇다. 사실 가야할 길은 멀고 험난해보인다. 데이터 분석이라는 새로운 영역, 아니 이제야 제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 분야에서는 한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분명 고생한만큼의 댓가는 있기 마련이다.

 

 

< 인상적인 대목 >

P.011 데이터를 살리는 것도 사람, 죽이는 것도 사람인 것이다.

P.012 넥센 히어로즈의 이장석 구단주는 세이버매트릭스를 구단 운영에 활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P.015 올바른 수단으로 수집한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또한 그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바르게 도출한 분석 결과는 기업 드으이 조직이 현재 상황을 파악하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P.015 국내에는 아직 오픈 데이터등을 활용하거나 데이터 분석을 제대로 해서 효과를 본 기업 또는 단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느낌이다.

P.015 데이터 분석의 가장 큰 효과는 '의사 결정 프로세스의 최적화'다

P.022 아마존은 사이트를 찾아온 사용자의 속성과 구매 행동, 검색, 페이지뷰, 상품 평가 등의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의 기호 경향을 산출한 다음 구입할 확률이 높은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성공을 거뒀다.

P.030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대학이나 싱크 탱크 같은 교육 연구 기관에서 데이터 과학을 다루는 인재를 적극적으로 육성하지 않았다.

P.031 미국은 많은 대학에 통계학부나 통계학과가 있다. 또 문화 이과를 불문하고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등을 배울 때 통계 지식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

P.031 미국에서는 IT 계열이 아닌 기업의 경우도 CEO와 CXO(각 부문의 최고 책임자) 같은 경영층은 수리 통계학이나 기계 학습 영역 등의 정보 공학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그 지식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예가 적지 않다.

P.031 최근 들어 일본에서도 드디어 데이터 과학자를 육성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P.033 개인 데이터의 비즈니스 이용을 허용하는 법체계가 있다는 점도 미국이 빅 데이터 대국이 되는 데 순풍으로 작용했다.

P.038 미국에서는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큰 정책을 결정할 때 반드시 통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한다. 내가 컬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한 것도 정책 결정의 현장에 데이터 분석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P.038 이른바 '감'이나 '상식'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통계학의 힘으로 판단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근거를 이끌어낸다

P.040 설령 사내에 데이터 분석에 관한 노하우나 기술, 또 분석을 담당할 인재가 없다고 해도 이를 보완할 방법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의 목적이나 리더십, 열정을 결코 외부 영입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자신의 기업을 되돌아보며 경영층에게 어느 정도의 각오가 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P.042 일본과 미국에서 모두 일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의외로 일본보다 미국이 더 일을 신중하게 진행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P.046 분석은 어디까지나 시장 설계나 비즈니스 전략, 제도 설계의 존거 중 일부에 불과하므로 분석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철저히 교육받았다. 요컨대 목적에 따라 통계나 분석 수법을 올바르게 실천해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분석 담당자는 단순히 분석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협업 필터링 같은 일부를 제외하면 통계나 기계 학습 자체에는 의사 결정을 완전 자동화하는 힘이 없다.

P. 051 나는 PCIP에 참여하면서 통계학이 공공 의료라는 거대한 비전의 프로젝트에 얼마나 유용한지 실감했다.

P.058 아무리 대단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해도 그것이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현장 도입과 운용은 데이터 분석 업무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프로세스다

P.062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복수의 기술 영역을 연결하는 힘이며 이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데이터 분석팀의 리더가 가장 중요한 '채용' 프로세스를 남에게 떠넘겼는데도 성공한 기업은 본 적이 없다.

P.066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는 단계, 또 모델링을 마치고 운용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잘 아는 사원 또는 직원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P.072 데이터 분석을 실제로 하는 사람은 전문 지식을 갖춘 분석 담당자이지만, 그 밖의 관계자들도 최소한의 통계 지식은 아는 상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P.079 데이터 분석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사건이나 현상의 둘쭉날쭉함을 간파하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P.118 데이터 분석은 오랫동안 쌓아 온 경험이나 노하우라는 암묵지에 과학적 근거를 부여해 적절한 의사 결정을 촉진하기 위한 도구다.

P.119 비단 데이터 분석뿐만 아니라 어떤 영역에서든 '이렇게 높은 정확도로 분석했으니 절대 틀릴 일이 없어.'라는 믿음은 매우 위험하다. 예를 들면 기업이 신용 카드의 부정 사용 적발률(참 양성의 검지)를 높이는 데 열중한 나머지 무고한 고객을 의심하는 사례다

P.120 데이터 분석은 그 성질상 적지 않은 오류를 동반함을 인식하고 오차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분석자야말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P.126 회사는 도달하고 싶은 도착점과 그 도착점에 도달하기 위한 목표를 시작 단계에서 명확히 정해야 한다.

P.143 경영상의 과제 해결을 목적으로 삼는 데이터 과학자의 경우는 경영 간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물론이고 현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확실히 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실행멱과 영향도가 크게 달라딘다. 특히 현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여러분의 생각 이상으로 땀내나는 일이어서, 치밀하게 세운 논리가 현실의 벽에 막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과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적인 강인함이 요구된다.

P.144 수학이나 통계에서밖에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인재에게 데이터 분석 전반을 맡기는 것은 커다란 리스크가 따른다. 무엇보다 '운용'이라는 마지막 관문을 극복하기는 내 경험에 비추어 봐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P.144 프로젝트를 진해하는 과정에서 단독으로 수학이나 통계에 관한 전문 지식을 활용하며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수리 모델링 정도다. 데이터 분석 전체에서 이 작업이 차지하는 시간과 노력의 비율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 많이 잡아야 10퍼센트에서 2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 외의 대부분은 경영 간부나 현장 사람들과 밀착해야 하는 작업들이다.

P.145 그 밖에 데이터의 비정규화나 구조화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에도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P.145 데이터 과학자가 하는 일에는 분석 전의 데이터 전처리 같은 지루한 작업도 있고 예측 모델의 생성과 운용 설계를 위한 현장 의견 청취와 회의, 설명회 실시 등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실무도 많다. 그런데 단순히 계산만 잘하면 된다고 착각하다 이런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하는 엘리트가 많다.

P.147 현장에서 일하느 사람들에게 통계학은 자신과 인연이 먼 학문일 경우가 보통이다. 그러므로 같은 직종의 동료와 대화할 때 쓰던 말을 그대로 현장에서도 써서는 안 된다. 전문 용어는 알기 쉽게 풀어서 말해야 하며, 복잡한 개념은 다른 표현으로 바꾸거나 그림을 동원해 이해를 도와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데이터 분석은 결단을 위한 도구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P.153 나는 데이터 과학자에게 요구되는 소양이나 능력을 최대한 분해한 다음 각 영역의 전문가를 사내에서 찾아내 조직화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각 분야의 지식을 지닌 인재를 모아서 팀을 만들면 한 명의 우수한 데이터 과학자보다 효율적으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P.197 분석할 만큼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더라고 결손 보완을 실시하거나 결손치의 존재를 허용할 수 있는 의사 결정 트리 분석 등의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분석이 가능하다. 또 에러의 원인을 찾아내 백업 파일에서 결손치를 보정하거나 상정되어 있던 변수 처리로 환원하면 분석이 가능해지는 경우도 있다.

P.211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경영 과제의 실마리가 익숙한 현장 속에 숨어 있을 경우가 있다. 또한 현장에는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가 축적되어 있다. 그러므로 분석자는 올바른 가설과 가설 입안의 힌트를 얻기 위해 현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탐색적 자료 분석으로 데이터를 다시 한 번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

P.219 검증과 개선의 사이클에는 끝이 없다. 데이터 분석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주위에 파급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윽고 회사 차원의 프로젝트로 확대되면 경영 과제의 해결(전체 최적)이라는 궁극의 도착점에 다가설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의 세계에서도 '계속은 힘'이다.

P.229 대규모 시뮬레이션으로 '진도와 피해 범위를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재해가 일어났을 때 즉시 상황을 파악하고 정확한 분석을 실시하는 시스템 만들기'도 필요하다.

P.232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는 힌트나 그것이 가져다주는 결과는 오직 하나의 길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최종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설령 똑같은 분석 결과를 얻었다고 해도 비즈니스의 영역과 공공의 영역은 그 결과에서 도출되는 행동이 달라진다. 목적이 바뀌면 수단도 바뀜을 말해 주는 좋은 예이며, 데이터 분석에서 목적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기에서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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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리는 무늬 - 욕망하는 인문적 통찰의 힘
최진석 지음 / 소나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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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너무 종속적인 삶을 살고 세상을 보는 눈도 너무나 단순하다.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으며 의문도 질문도 가지지 않는다. 과연 이런 사회에 발전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나로 살기위해 노력한다면 정말 좋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최근에 읽은 인문학 서적 중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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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리는 무늬 - 욕망하는 인문적 통찰의 힘
최진석 지음 / 소나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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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나라 디즈니랜드.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3.11 지진이 났을 당시의 일이 큰 화제가 되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놀이공원 현장에 있던 직원들이다. 공포에 떠는 입장객들에게 먹을 것과 머리에 덮을 수 있도록 큰 인형을 아낌없이 다 내주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만약 디즈니랜드가 위계질서에 의해, 누구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구조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결정을 현장에 있던 직원들이 알아서 한 것이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은 분명 다른 면모가 있고 이런 점을 우리는 눈여겨 봐야 한다. 그리고 그 저변에 깔린 기운을 읽어내야 한다. 단지 직원 교육이 잘 되었다라고 생각한다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왜 선진국인가? 한국은 왜 아직도 선진국이 되지 못하고 자살율이 1위이며 국민들은 썩 행복해 보이지 않는가. 즐거운 회사는 한국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가? 직장인으로써 이런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냥 다 그렇게 사는 거지 뭐'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우리 세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다음 세대에까지 이런 말도 안되는 세상을 물려줄 생각인가?


이 책은 인문학서적이다. 내가 하는 일은 소위 말하는 이공계 관련일인데 일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책에 나오는 노자의 말씀으로 해답을 찾았다. 정말 이런 경험은 신난다고 해야 하나 경이롭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대단한 경험이다. 일을 하는데 있어 정답이란 것은 없어보인다.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일들의 변화무쌍함을 규격된 틀에 넣어서 생각하려하고 고민도 많이 하지 않는다. 현장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은 이러한 일에 대한 대응 방식에 있어서 극명하게 다르게 행동한다. 일을 잘 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이고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기존과 동일한 방식을 고수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지식만을 차용해서 비슷하게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일을 처리한다. 이렇게 일을 하면 일이 재미있을리도 없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수는 더더욱 없다. 이런 점이 선진국과 우리의 일하는 방식의 차이일 수도 있다.


또 한국에서는 '우리'를 너무 강조한다. 같은 팀이니까 일을 잘해서 빨리 끝내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늦게 퇴근해야 한다고 하는 논리가 아직도 먹힌다. 아니다. 그건 잘못된 방식이다. 개인주의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행복해야 우리도 행복하다는 말이 이 책의 핵심이며 우린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우리 하면서 개인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삶을 살 것인가. 아직 사회가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보인다. 그러면 제발 나부터 내 주변부터 잘 해나가도록 하자. 한국 사회가 바뀌기를 원한다면 내가 바뀌고 내 주변을 바꾸면 된다. 스스로 실천하고 행동하는 삶을 살자.


우리는 너무 종속적인 삶을 살고 세상을 보는 눈도 너무나 단순하다.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으며 의문도 질문도 가지지 않는다. 과연 이런 사회에 발전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저자는 스스로를 대면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글쓰기를 말한다. 영혼의 세속화가 글이며 글은 솔직하게 써야 제대로 나온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운동을 하라고 한다. 모든 것은 실제적인 움직임과 실천속에서만 이루어진다. 저자가 말하는 사회와 세계를 꿰뚷는 힘을 가지고 싶다. 이 세상을 읽지 못하면 진정한 변화나 창조는 없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조금은 그런 힘을 얻은 듯 하다.


< 인상깊은 대목 >

P.010 '좋아하는 '을 통하면 확실히 보편적인 기준이나 합리적 계산 혹은 객관적 표준 등을 벗어납니다

P.013 자기 생각을 논증하기보다는 이야기로 풀어 낼 수 있는 자, 남이 정해 놓은 모든 것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자, 편안한 어느 한편을 선택하기보다 경계에 서서 불안을 감당할 수 있는 자, 바로 이런 자들이 '사람'입니다.

P.023 이전에는 여러 사람의 힘과 재능을 합쳐야 그것이 비로소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떻지요?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이 세계와 직접 관계할 수 있습니다.

P.024 잡스는 지금의 인간은 무엇을 욕망하는가, 어떤 방식을 통해서 일을 해야 또 어떤 방식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더 행복해 하는가 하는 것을 생각한 사람입니다.

P.026 인간이 움직이는 흐름을 읽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았던 것이죠

P.035 어째서 기업인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일까요? 제가 보기에 기업인들은 직감적인 감각이 매우 발달해 있기 때문입니다.

P.038 세상사 거의 모든 일은 딱 보고 알아야 합니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대개는 꼬여 버리죠. 저는 우리의 많은 배움들이 결국은 이 '딱!'하고 알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P.041 정작 자신은 제대로 된 똥 한 번 못 싸보고 평생 남이 싸 놓은 똥만 치우는 꼴이 되기 십상이에요. 그럼, 인문학의 목적은 뭐냐? 단적으로 말해 인문적 통찰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P.064 도대체 인문적 통찰을 하는 관건은 뭐냐? '자기가 자기로 존재하는 일'입니다. 이념이나 가치관이나 신념을 뚫고 이 세계에 자기 스스로 우뚝 서는 일, 이것이 바로 인문적 통찰을 얻는 중요한 기분입니다.

P.065 상상력이나 창의성은 이념이나 가치관의 굴레를 벗고 자기가 자기의 주인으로서 스스로 우뚝 섰을 때 움트는 것입니다.

P.068 사람으로서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고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지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성욕과 식욕이 발동되거나 실현될 때입니다.

P.075 "그것을 왜 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관절 한국 사회는 왜 들먹이나요? 한국 사회는 걱정하지 마세요. 오! 간곡히 말하건대, 제발 그러지 마세요. 자기는 자기 일만 잘 해결하면 돼요. 자기만 잘하면 됩니다. 그러면 한국 사회는 저절로 잘되게 되어 있어요.

P.078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의 욕망 사이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사람은 더 헌신적이고 더 창의적일 수 있습니다. 윤리적 힘도 바로 거기서 나옵니다.

P.079 자기가 하는 일과 자기 내적인 활동성과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사는 일이 불안하고 피곤하며 뭔가 고갈되어 가는 느낌이 들고 총체적으로 재미가 없습니다.

P.097 어떤 아이가 버릇이 없다는 것은 그 아이가 아직 '우리'가 아니라는 말이죠. '우리'로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아직 '나'라는 거예요.

P.103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사실 버릇없어지는 것이라고도 말할수 있을 거예요. 익숙한 것, 당연한 것, 정해진 것들에 한번 고개를 쳐들어 보는 일이에요.

P.133 노자는 가치론적 기준을 보편적인 틀로 사용하지 말고, 개별자들의 자발적 생명력이 마음껏 발휘되게 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P.138 노자가 보기에 조직이나 사회의 건강성은 개별적인 각자가 얼마만큼의 자율성을 부여받고 얼마만큼의 자발적 생명력이 허용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P.145 전문가들은 세계를 전진시키는 데 사실 별 역할을 못해요. 오히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이론의 틀을 진리로 확신하며 가지고 있으면서 발목을 잡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P.147 우리는 일반적으로 지식을 무엇에 관한 일정한 형태의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엇에 관해서 이해만 하고 적절한 예측을 하지 못하면 그 지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새로운 사건을 만나서 거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창조해 내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말입니다.

P.175 인간이 간직하고 있는 순수한 마음의 상태, 그것을 노자는 덕이라고 했어요

P.187 어쨌든 하고 싶은 말을 안 할 수 있다면, 이건 대단한 내공이에요. 그래서 공자도 "여기저기서 들은 말을 이리저리 옮기는 행위"를 "덕을 버리는 꼴"이라고 한 것이지요

P.190 인격적 기품과 지적인 성숙 그리고 인문적 통찰, 이것들은 모두 다 하나의 동력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P.192 혼자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쉽지 않을 겁니다. 주변 조건이 안 좋다는 게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 잘 감당을 못할 거예요.

P.194 저는 아직까지는 미국이나 유럽의 몇몇 국가들을 한국보다는 더 선진적인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우리를 압도하기 때문입니다.

P.204 누구도 나의 멘토일 수는 없어요. 옛사람들이 스승을 만나면 스승을 죽이라고 했듯이, 멘토는 죽이세요. 결국 진짜 멘토는 내 안에 있는 나일 수밖에 없어요.

P.210 훌륭하다고 숭앙받던 사람들이 어디서 무너집니까? 바로 일상에서 무너집니다. 그래서 가장 훌륭한 인간은 구체적 일상을 같이 영위하는 가족으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일 것입니다.

P.211 개인들이 행복하면서 그것이 나라를 이루는 사회가 진정으로 행복한 나라입니다.

P.240 낯섦이 발생하는 예민한 상태의 관찰력을 갖지 못한다면, 이 세계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아닙니다. ... 익숙함과 결별하여 세계를 낯설게 바라볼 수 있을 때, 철학은 비로소 시작됩니다.

P.241 인문적 사고를 시작한다고 하거나 철학을 시작한다고 하는 것은 낯설게 할 줄 안다는 말이에요. 낯설게 한 다음에 그것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지요

P.243 세계는 항상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대답을 요구합니다. 무엇인가 반응하라는 것이죠. 그래서 세계와 나 사이에는 항상 일정한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사실 궁극적으로는 세계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이 긴장을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자기 삶의 실질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P.248 푸코는 근대인을 종속적 주체라고 부릅니다. 좋은 의미로 한 평가가 아니겠지요? 푸코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은 이와 다르게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주체여야 한다고 봅니다.

P.253 자기를 위하는 사람은 자신의 존엄에 대한 통철한 인식과 갈구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지요. 자신의 욕망을 진실하게 대명합니다. 그래서 천하는 감당할 정도의 함량을 가진 위대한 '초인'으로 등장할 수 있어요. 자기를 위해 사는 존재라야 비로소 세계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지요

P.255 여러분, 거대하고 보편적이고 추상적이고 진리로 치장하는 것들에 속지 마세요. 대개는 사기예요. 그렇다면, 진실은 어디에 있느냐? 자기의 덕에 있어요.

P.261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문제의식이 없을까요? 세계에 대하여 호기심이나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왜 호기심이 없을까요? 욕망이 발동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 욕망이 발동되지 않을까요? '자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P.263 저는 자기를 대면할 수 있는 기재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글쓰기를 듭니다

P.276 자기를 몸으로 느낄 때가 자신에게는 가장 혀실적입니다.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자기를 대면하는 가장 극적인 장치입니다.

P.274 사회나 세계의 흐름을 꿰뚫지 않고서 진정한 변화나 창조는 불가능하지요. 여기서 말하는 사회나 세계의 흐름이란 바로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방향입니다. 흐름을 모르면서 하는 변화의 시도는 그냥 수선피우는 것에 불과합니다.

P.283 '봄'은 실재하지 않습니다. '봄'은 없어요. 그냥 개념일 뿐이죠. 얼음이 풀리고, 땅이 부드러워지고, 새싹이 돋고, 푸른 잎이 펼쳐지고, 처녀들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그쯤 어딘가에 그냥 두루뭉술하게 '봄'이라는 이름표를 달아 준 것에 불과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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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정리학 - 뒤죽박죽된 머릿속부터 청소하라!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뜨인돌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이제야 읽다니. 자기계발의 고전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지식의 단련법>보다 더 와닿는 내용이 많다. 무의식의 힘,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 속담이 중요한 이유, 고전이 왜 도움이 되는지, 창조적인 사고란 무엇인지 정말 다 중요한 내용이고 도움이 된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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