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개가 쫓아와요!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3
리디아 몽크스 그림, 마이런 얼버그 글, 이경혜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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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개가 쫓아와 도망가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옛날까지 거슬러 갈게 뭐가 있나 바로 내 아이의 어제 오늘 경험이 그러한 것을.

'나'는 못된 개 컹컹이가 싫다. 나를 컹컹거리며 쫓아오는 것이 꼭 나를 비웃는 것같다. 못된 개같으니라고. 그래서 '나'는 컹컹이를 이길 몇가지 비책을 세운다. 대나무 다리를 만들기도 하고 우산을 쓰고 날아가기도 하고 고양이 미끼를 대동하고 다니기도 하지만 '나'가 컹컹이를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에 꼭 실패하고만다. 그래서 '나'는 차원이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고 그것이 바로 컹컹이와 친구되기이다. 그 방법이란 컹컹이를 보며 무릎을 꿇고 씨익 웃으며 뼈다귀 과자를 내미는 것이다. 바로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리하여 '나'는 컹컹이와 친구가 되었다. 이제 컹컹이는 나를 쫓아오는 것이 아니라 졸졸 따라온다. 멋진 개같으니라고 개를 무서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가벼운 터치로 잘 나타내고 있다. 그림도 산뜻하다. 그리고 무서운 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개도 길들이기 나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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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수와 신선 세계의 민화 2
위기철 지음 / 국민서관 / 199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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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이다. 옛날 중국에 배장수 한명이 살고 있었는데 그 배장수가 파는 배는 몹시 달고 맛이 있었다. 그런데 배장수는 욕심이 많아 배를 아주 비싼 값에 팔아 사람들은 비싼 값에 배를 사 먹어야 했다. 어느날 아주 허름한 노인 한 분이 배장수에게 와서 목이 마르니 배하나를 거저 달라고 했다. 그러나 배장수는 노인의 말을 무시하고 노인을 밀어 넘어뜨린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아이가 노인에게 배를 드려 그 노인은 배를 맛있게 먹고 배씨를 그 옆에 심었다.

그런데 금방 싹이 나고 그 싹은 점점 자라 커다란 나무가 되었다. 그리고는 곧 꽃이 피고 조금있으니까 가지마다 배가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했다. 노인은 배를 주었던 아이에게 다시 배를 주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배를 따먹으라고 했다. 사람들이 모두 모여 배나무에 열린 배를 따먹자 곧 나무에는 배가 하나도 없게 되었다. 그러자 노인은 배나무를 뽑아 짊어지고 그곳을 떠났다. 넋을 놓고 보고 있던 배 장수는 자신의 수레에 배가 하나도 없고 수레의 손잡이도 하나 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제사 배 장수는 노인이 신선인줄 깨닫고 다음부터는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었다.

욕심부린 사람에게 내리는 벌치고는 참 재미있다. 큰 소리로 꾸짖지 않고서도 깨우침을 주는 따뜻함이 서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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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정원에서 리네아의 이야기 1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지음, 레나 안데르손 그림, 김석희 옮김 / 미래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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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리네아의 생김새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여서 정겹다. 게다가 이런 멋진 여행까지.

나는 미술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모네는 인상파 화가라는 정도 외엔 별 지식이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하고 나니 모네가 그린 수련을 보고 싶은 호기심과 함께 그의 일생을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생각까지 들게 되었다. 아직 7살인 딸 아이가 읽기엔 너무 글씨가 작고 글이 또 너무 많았지만(초등학교 고학년용) 내가 읽으려고 이 책을 골랐다. 모네의 그림과 그림책의 그림이 너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모네와 리네아 사이를 오가는 재미 또한 솔찮다.

파리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흔히 에펠탑이나 르부르 박물관 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리네아는 그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보느라고 그런 것들을 볼 새가 없었단다! 여행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놓는 말이다. 리네아는 에펠탑은 못 보았지만 수련연못의 일본식 다리에서 수련을 내려다 보는 즐거움을 누렸고 모네가 살던 집에서 모네 가족의 흉내도 내보고 모네의 집 정원에서 무수히 많은 꽃들에 둘러싸여 걸어도 보고 모네의 의붓 증손도 만나는 등. 그야말로 정말 특별한 여행을 한다.

이 책의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모네와 그의 가족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미술에 문외한 인 나같은 사람은 모네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알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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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범벅장수 한국의 민화 6
이경애 글, 한병호 그림 / 국민서관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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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는 도깨비는 이렇게 약간 모자라는 듯한 모습이다. 편집자도 말했듯이 귀신이나 요괴등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희극적이고 익살스러운 도깨비로 인해 누그러지게 된다. 이것이 도깨비 이야기의 재미이다. 역시 도깨비가 나오면 웃음이 나온다.

어느날 호박범벅 장수는 늦게까지 장사를 하다가 밤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때 도깨비와 마주치게 된다. 도깨비는 항아리 속에 든 호박범벅의 맛을 보고는 너무 맛있게 다 먹어치우고는 호박범벅의 값으로 항아리에다 금과 은을 가득채워 준다. 날이 가면서 호박범벅 항아리는 점점 커지고 금과 은도 점점 많이 쌓이게 된다. 얼마후 호박범벅 장수는 도깨비들이 준 돈으로 넓은 논과 밭을 사서 농사를 짓게 되었고 너무 바빠 호박범벅 장사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호박범벅 맛에 길들여진 도깨비들은 호박범벅 장수를 기다리다 지쳐 그를 찾아간다.

도깨비들은 그가 대궐같은 집에서 농사 짓고 사는 모습을 보고는 그것들을 모두 빼앗으면 다시 호박범벅 장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호박범벅 장수의 집과 논 둘레에 말뚝을 박고 새끼 줄을 쳐 밤새도록 끌고 온다. 그리고는 이제 호박범벅 장수가 집과 논을 찾을 수 없을 거라며 즐거워한다. 한병호님의 도깨비 그림도 아주 독특해서 그림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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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
J.K.피터슨 지음, 박병철 옮김, Deborah Kogan Ray 그림 / 히말라야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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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정심도 느껴지지 않으면서 단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곁에 있는 우리의 일부를 요란스럽지 않게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다. 농아 동생이 있는 언니가 동생과 함께 살아가면서 동생의 생활을 차분히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독자보다 앞서가지 않는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더욱 감동적이다. 게다가 색이 들어가지 않는 흑백 그림은 그림에 소리를 배제시킨듯 느껴져 한편으론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이 되어보는 듯하다. 엄마랑 언니가 아무리 가르쳐줘도 공을 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잠옷을 자몽으로 알아듣는 동생.

불빛없는 캄캄한 밤에 동생이 우는 것을 보고 어두운 밤에 손가락으로 귀를 막고 동생의 기분을 느껴보려는 언니.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언니와 아주 작게 흔들리는 풀잎도 볼 수 있는 동생. 그 차이를 인정하며 사랑하며 사는 자매의 모습이 너무 예쁘다. 이 책은 원본이 책 뒤에 그대로 나와 있어 특이하다. 가끔씩 번역된 내용이 원서에는 뭐라고 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수소문해 원서를 찾아보기도 하는데 그런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잠옷을 자몽으로 알아듣는 대목에서 pajama를 무엇으로 알아들었을까 하고 보았더니 banana라고 되어 있었다. 이런 경우는 원서보다 번역이 더 잘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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