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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길
이철환 지음 / 삼진기획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만큼 행복할까? 우리는 가끔 나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이고 나 자신만 불행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죽을 만큼 가난하고, 견디기 힘든 상처가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이 세상을 먼저 가 버려 견딜 수 없고 그런 사람들의 가슴 저린 이야기가 이 속에 있다. 그 사람들의 인생을 따라 가면 내 자신이 그래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린 동생과 공장에서 일하고 아침에 돌아오는 엄마를 기다리는 수연이의 마음은 뜰에 핀 분꽃 씨앗처럼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는 이야기, 한쪽 눈이 없는 어린 자식에게 눈을 이식해 주기 위해 항상 한쪽 눈을 감고 다니며 미리 연습하는 엄마의 마음, 어린 자식들이 고기 먹고 싶어한다고 일하던 식당에서 손님들이 남기고 간 고기를 챙겨오는 엄마 모두모두 가슴아픈 이야기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삶을 살면서도 이 이야기 속의 사람들은 가슴에 하나씩 희망을 품고 살았다.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가슴에 따뜻한 사랑을 품고 희망을 품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세상을 지탱하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이런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