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원히 타인을 모르는 거야. 안다고 착각할 뿐. 내가 어머니를 아무리 사랑해도 어머니와 나 사이에는 엷은 막이 있어. 절대로 어머니는 내가 될 수 없고 나는 어머니가 될 수 없어. - P120

"바다에 일어나는 파도를 보게. 파도는 아무리 높게 일어나도 항상 수평으로 돌아가지. 아무리 거세도 바다에는 수평이라는 게 있어. 항상 움직이기에 바다는 한 번도 그 수평이라는 걸 가져본 적이 없다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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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밖으로 꺼낸 말보다 속으로 감춘 말이 언제나 더 많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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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웬만한 와인에는 예전처럼 만족하지 못하는 혀를, 만족의 허들이 높아져갈 혀를, 내가 앞으로 계속 감당할 수 있을까? 아니, 이런 식으로 나가다가는 올해 뿌린 포도씨가 와인이 되기도 전에 망할 거야.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말에 관한 경고인 줄만 알았지, 미각에 대한 경고가 될 수도 있다는 건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소주병을 따고 첫 잔을 따를 때 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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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 영화를 사랑한다. 한국 영화를 보며 울고 웃으며 자라왔다. 그런데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영화가 있다. - P65

비디오 문화의 확산이 ‘문화원’과 ‘동시상영관’을 중심으로 결집된 배타적 시네필 집단 내에 성평등과 민주화를 가져왔다, 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 P119

그러니 여기서라도 지상 최대의 영화제가 내린 우아하지만 평범한 선택에 대해 불평을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늙은 영화 힙스터라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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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스가 부러운 것은 그들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원하는 것을 소장할 경제력 이전에 그들의 취향이었다. - P129

높이에 대한 열망은 어떻게 흐릿해졌나. 아주 작은 수치심과 비겁함, 그리고 한없이 낮아진마음 안으로 - P135

D첫 번째 고독사 워크숍체험단에 초대합니다. - P137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스는 그 채널에 올라온 영상들을 모두 보았고 어떤 건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 P139

100여 미터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조종하는 주희선배를 생각하면 이상하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주희 선배를좋아했던 시간들, 허공에 그렸던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순수한 몰입의 시간에 대한 기억만으로 충분히 보상받은 느낌이었다. - P141

사과해 주세요. 사과받고 싶어요.
사과해 주세요. 사과받고 싶어요.
사과해 주세요. 사과받고 싶어요. - P142

2012년 당시 78세의 에바 호프가 사는 텔아비브 시내 스피노자로 23번지에 가면 고양이 냄새가 진동했다. 주민들의말에 따르면 에바는 100마리도 넘는 고양이와 함께 살았다.
에바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단순하고 명확했다. 미친 노인, 카프카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 분쟁으로 사생활과 전 재산을 잃은 후에도 에바는 포기하지 않았다. 항소하고 항소하고 소송을 거듭했다. 누군가 에바에게 물었다. 그 문서들은 당신에게무엇입니까. 에바는 그 문서들이 "내게 남은 모든 것"이라고답했다." - P147

고결한 죽음 따위는 없었다. 남은 이들에게 가능한 건 개죽음뿐이었다. 방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못된 장난이 장난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건 이 고독사 워크숍에 진짜 고독사를 선물하는 거였다. - P154

그는 우는 판다가 되었고 돌아오지 않았다 - P161

그곳에서 호기와 마기를 웃길 수 있는 책을 찾아 읽었다. 처음에는 돼지, 행복, 유머, 농담, 코미디, 희극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간 책을 검색해서 읽었지만 행복과 웃음과 농담은어디에나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를 위한 101가지 주의사항을 다룬 실용서나 막힌 변기 뚫는 법과 같은 짧은 생활의 지혜를 다룬 책, 셰익스피어의 비극이나 365일 요리 백과 사전과 절반도 이해할 수 없는 천체 물리학에 관한 책, 지같은 한철을 보낸 시인의 시집에서도 농담을 찾아낼 수 있었다. - P161

- 단 한 사람을 위한 농담을 찾습니다.
함께해요, 코미디 클럽 ‘멀리서 본 어떤 희극처럼‘. - P170

출발선이 수없이 그어진 트랙에서 달리다 보면 어떤 출발선은 결국 결승선이 되기도 할 거였다. 진짜 안 봐도 빤한건 그런 거였다. - P193

- 매우 기름지게- 부드러운 혓바닥으로어금니 끝으로- 달걀처럼- 조금 구워서- 수줍고 차갑게- 두 배로 인색하게- 치통을 앓는 나이팅게일처럼- 확신과 절대적 슬픔을 가지고 -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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