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말해 줄래요? - 청각을 잃자 비로소 들리기 시작한 차별의 소리들
황승택 지음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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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닥치는 커다란 파도를 온 몸으로 겪은 이가 갖는 감각과 감정 내 삶의 하루와 내 몸의 일부를 긍정하고 믿어 가는 일 그렇게 더 넓은 생의 표면들과 마찰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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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어떻게든 이렇게 됐어.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 P28

소주 한 병을 새로 시키면서 혹시라도 술에 취해 부영에게 전화를 걸거나 이상한 메시지를 보내게 될까봐 휴대전화를 종료해 가방 깊숙이 넣었다. 이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러니까 두진씨가 풀려나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부영과 두어 달에 한 번씩은 통화를 하고 지내는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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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세트로 사면 비싸다. 나는 돈을 그렇게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건 딱히 꿈속에서의 특수한 상황도 아니었다. ‘잠자는 중에도 검소할 것.‘ 꿈 밖의 내가 다시 위엄 있게 뒤척였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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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명령은 말이나 글로 전달되지 않는다 - P294

하는나는 쪼그리고 앉아 동전을 주웠다. 동전을 줍는 내 손이 아무런 맥락 없이 노인의 그것으로 쪼그라들었다. ‘전혀 놀랄 일도 슬플 일도 아니야.‘ 나는 무릎을 짚은 채 절뚝이며 고분고분 빵을 다시 구우러 토스터 쪽으로 향했다. ‘순종은 참 고달픈 휴식이지.‘
나는 허리를 두드렸지만 조금도 시원해지지 않았고 되레 손목 관절의 통증이 더해질 뿐이었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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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만만해지는 날이 오지 않듯이 쓰는 게 담담해지는날도 아마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내심 기대했다. 글 써서 생활한 지 십수 년이 지났고 단행본을 몇 권 냈으면 점차적으로쓰는 일에 의연해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았다. 그건 글쓰기가
‘기준의 문제이기 때문인 것 같다. 독자가 늘었고 시간이 경과하면 글이 나아져야 한다는 내적 압력은 커진다.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실력은 더디게 쌓이니 도통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다.
막막할 때면 미래가 아닌 과거를 더듬는다. 예전엔 내가 글을어떻게 썼더라, 하고. - P15

나는 슬픔의 친척인가?
우리는 친척인가?
이리도 자주 내 문 앞에서오, 들어오라!
_빈센트 빌레이의 시 〈슬픔의 천체〉 - P9

부피가 얇고 작아서 손에 쏙 들어가는 시집은 선물용으로도그만이었다. 삼천 원에 그만큼 기품 있는 선물이 또 없었다. 친구들과의 갈등에서 속상함을 표현할 때나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존경과 사랑을 고백할 때 등 언어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시집을 뒤적거렸다. 연애편지에도 시 한 편씩 꼭 곁들였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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