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만만해지는 날이 오지 않듯이 쓰는 게 담담해지는날도 아마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내심 기대했다. 글 써서 생활한 지 십수 년이 지났고 단행본을 몇 권 냈으면 점차적으로쓰는 일에 의연해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았다. 그건 글쓰기가
‘기준의 문제이기 때문인 것 같다. 독자가 늘었고 시간이 경과하면 글이 나아져야 한다는 내적 압력은 커진다.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실력은 더디게 쌓이니 도통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다.
막막할 때면 미래가 아닌 과거를 더듬는다. 예전엔 내가 글을어떻게 썼더라, 하고. - P15

나는 슬픔의 친척인가?
우리는 친척인가?
이리도 자주 내 문 앞에서오, 들어오라!
_빈센트 빌레이의 시 〈슬픔의 천체〉 - P9

부피가 얇고 작아서 손에 쏙 들어가는 시집은 선물용으로도그만이었다. 삼천 원에 그만큼 기품 있는 선물이 또 없었다. 친구들과의 갈등에서 속상함을 표현할 때나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존경과 사랑을 고백할 때 등 언어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시집을 뒤적거렸다. 연애편지에도 시 한 편씩 꼭 곁들였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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