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더!" 강사가 외쳤다. 하지만 계속할 수 없을 것같았다. 나만 그렇게 느꼈을까? 나는 애써 방 안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을 떨쳤다. 마침내 그녀가 자비를 베풀어그만하라고 말했을 때는 위장이 뒤틀리고 있었다. 방이기울어진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구역질이 나서 토했고, 내부가 싹 비워졌다. - P217
또, 플랫폼이란 내가 최고로 싫어하는 단어다. 아주근사한 신발 밑창에 달린 플랫폼이 아닌 한 말이다. 네트워킹이란 말도 싫다. 같이 어울려 놀 사람을 고르는계산적이고 사람 데리고 노는 것 같은 말로 들리니까. 그리고 후크라니? 그건 외투를 걸 때나 쓰는 거고, 그렇더라도 겨울에나 쓰는 물건이지. - P307
처음으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책상 앞에 앉았던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10대 시절이었고, 새벽이었고,어떤 책을 읽어도 마음이 흔들리던 시기였다. 하지만 막상연습장을 펼치자 첫 문장을 어떻게 적어야 좋을지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예컨대 주어가 일인칭이어야 할까,아니면 삼인칭? 과거시제로 써야 하나? - P307
왜소증을 갖고 태어나장애물 뛰어넘기 시합에 나가고, 노스캐롤라이나를 플로리다로 바꿀 수 있다. 무엇이 가능했는지 우리를 놀라게 하면서 펼쳐지는 미래는 이러한 도약 속에 있다.
‘상호대차’는 본래 도서관 간 장서 공유 서비스로한 도서관의 장서를 다른도서관에서 받아볼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것을 말한다. - P9
이 세상은 기쁨믿어요그게 아니라면불멸을 견딜 수 없어그게 아니라면이런 대화는 끝이 없지아저씨, 지구가 멸망하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별이 되지아이가 되는 거로군요
상하지 말고 살아언니가 말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습니다죽은 생선을 구워 먹고살아남기도 하는 사이니까요
나는 소라야가 슬픈 미소를 띠고 내 머리카락을 만졌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 내가 본 건 어떤 품위였다고 믿었다. 자신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며 어둠 혹은 두려움과 맞붙어 이긴 사람의 품위. - P29
긍지는 약함을 강함으로 위장하다보니 결국 정말로 강함이 된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필요 때문에 생긴 모든 강함이 그렇듯이 그 기반은 단단하지 않았다. 구덩이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 P102
우린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지, 그녀는 썼다. 모든 것이 경이로운 경로를 통해 우리에게 어떤 징후의 형태로, 남자들의 사랑으로, 신의 이름으로 주어진 선물이라 믿으며 그 실체를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까 - P142
그 사람은 누구를 사랑했는가? 누구에게 사랑받았는가? 누군가가 어떤 일로 그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는가?"
준코는 죽음을 앞둔 엄마와 새 생명을 낳으려는 딸이 먹는 것은 물론 배설 문제에서도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 P76
애도하는 사람‘이여, 너는 백골로 발견된 내 소식을 들으면 언젠가는 이곳으로 와주겠지? 그리고 이 사람도 분명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 무슨 일로 이 사람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었다고 애도해주겠지? 무릎을 꿇고, 내가 아직은 희미하게 느낄 수 있는 바람을 오른손에, 내가 묻힌 이 땅 냄새를 왼손으로 받아 가슴 앞에 모으고 나를 기억하려 해주겠지? - P431
준코는 중얼거리며 그림을 품에 안았다. 이것을 영정으로 써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 P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