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의 배경이 검붉은 빛에서 노을빛으로, 그리고 복숭앗빛으로 점차 옅어진다. - P205

과거의 기억은 짙은 해무가 낀 것처럼 부옇다. 머릿속에서는인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사진처럼 윤곽만이 희미하게 떠오르지만 촉감으로, 냄새로, 통증 같은 것으로 몸이 선명하게 기억하는순간이 있다

이상하다
이렇게 살아 있는 것 - P228

저번에 전도사님이 했던 말, 자살하면 지옥 간다고. 넌 그 말이 옳다고 생각해? 힘들어서 죽은 사람한테는 더 잘해줘야 하는 거 아냐?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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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소설이 걷는 것을 묘사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매체이기 때문이다. 시또한 마찬가지다. 시는 걸음을 영원한 행위로 만든다.
또는 순간으로,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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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를 좋아한다. 그가 낸 단행본은 다 읽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피프티 피플』이다. 자신 있게 몇 번이고 말할 수 있다. 나는 이작품이 너무 좋다. 사랑한다. 최고다. 그런데 내가 이소설을 적절하게 평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 P558

그렇게 착한 복수가 어디 있어■■■■… 하고 생각했다. - P582

「웰컴 투 아메리카의 원래 제목은 ‘입국 심사‘ 였는데 편집부에서 제목이 너무 심심하다고 해서 바꿨다고 한다. ‘입국심사‘ 좋은데…………. 그는 알바생을 자르는 이야기에 ‘알바생자르기‘, 대기 발령을 당하는 이야기에 ‘대기발령‘ 이라는제목을 붙였다. - P586

주원규의 소설은 기묘하게 경건하고 종교적인 색채를띤다. 그가 현직 목사라는 이야기를 했던가? 나는 그의 작품에 깔린 엄숙한 긴장이 늘 흥미진진하다. 주원규의 소설들이 독자를 더 많이 만나면 좋겠다. - P584

세상이 나아질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면, 저는 세상은 나아진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나아지는속도가 끔찍하게 느리고, 가끔은 크게 퇴행도 합니다.
그래서 그 ‘큰 틀의 진보‘는, 작은 개인에게 그렇게까지 마음 기댈 만한 일은 아닌 듯합니다. - P596

그래서 원래 썼던 문장을 그대로 놔두고, 각 원고뒤에 ‘덧붙임‘이라는 작은 간판을 달고 몇 문장을 추가했다. 덧붙이는 문단에도 사적인 감정이 수북하게담겼다(어쩔 수 없었다. 이 정도로 내가 격하게 반응하는분야는 문학 외에는 언론이 유일하다. 나는 이 두 영역에 대해 골똘히 생각할 때 문자 그대로 신열이 오른다). 책의 성격은 더 애매해져서 에세이인지 논설문인지 비망록인지 모르게 되었지만, 이편이 더 마음에 든다. - P612

어차피 다른 분야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 P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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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처음 만난 건 네 엄마를 통해서였다. - P9

팔다리가 무척 길쭉한 아이였다고 기억한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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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 움직이지 말아주세요, 여자가 말했다. - P33

오늘밤만 다른 곳에서 묵을 순 없겠소? 아침이면 열쇠공을 쉽게 찾을수 있을 텐데. 쌔고 쌘 게 열쇠공이오.
없어요, 그가 말했다. - P37

우리는 도시를 가로질러 달려갔다 - P39

겨울이었다. 하얗고 탐스러운 눈송이가 가로등 아래로 흩날렸다.
아들이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그애는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뒷문이 있었는지, 잘은 모르겠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동네의눈 쌓인 거리를 걸었다. - P45

웃으며 울며 쓰며 기다리며 - P52

엄마는 나를 임신한 동안 다양한 주제의 책을 삼억만 권쯤 읽었다. 엄마는 미국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싫어하지도 않았다. 이 년반, 그리고 팔억만 권의 책 이후, 버드가 생겼다. 그리고 우리는 브루클린으로 이사했다. - P65

"차라리 나보고 길바닥을 핥으라고 해" 나는 말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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