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해본 것‘ 리스트를 적는 일만큼
마음처럼 몸도 복잡했다. 생각이 너절했고, 그래서 습관처럼 속으로 ‘해본 것‘ 리스트에 적혀 있는 몇 가지를 반복해서 되새겨보았다. 원나잇, 절교, 양다리, 파혼. 그것들의 공통점은 부서졌다는것이었다
나는 너무 잘 운다. 작은 비난도 참을 수가 없다 - P44
실수를 답습하고, 약속을 미루고, 결심을 번복하는 우리 취약한 신체들과 함께
그러면서 나는 유럽의 강도에 대해 말해주었다. 유럽에서 강도를 만나 골목으로 끌려가서, 노머니, 노 머니. 라고 말했더니 강도가 뒷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종이를 꺼냈는데 거기에 ‘복대 내놔‘라고 쓰여 있었다는 얘기였다. - P35
대개 글쓰기 과정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어느 순간, 어떤 충동이 일어나 몇 페이지를 쓰도록 나 자신을 부추깁니다. 하지만 난 그 글에 아무런 목적도 부여하지 않습니다 - P128
내 책이 부끄러웠어요. 하지만 가명을 사용할 생각은 하지 않았죠
규의 상상은 거기서 멈춘다. 와이프일 리 없지. 남편이라면 자신을 결코 와이프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운동권 남자들은 아내를 ‘그친구’라고 부르니까. 아내를 그친구라고 부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니까. 동지의 대체어로서의 그친구. 그렇게 부르는 한 자신은 아직 젊고, 아직 투사니까. - P69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흔들렸다. 글만으로는 내 편을 알아볼 수 없다는 무력감과 글이 발산하는 강렬함이 진정함의 징표가 되지는 못한다는 당혹감이, 진짜에, 글과 글쓴이의 심장이 하나인지에 더욱 집착하게 했다 - P80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렇게 마음의 슬픔에 저항해가던 세미는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설기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눈이 마주친 둘은 한동안 서로를 살폈다. 괜찮을까, 마음을 주어도 사랑해도 가족이 되어도 괜찮을까, 날 아프게 하지 않을까 - P258
할머니는 크리스마스 때만 간다고 대답했다. -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