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의 상상은 거기서 멈춘다. 와이프일 리 없지. 남편이라면 자신을 결코 와이프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운동권 남자들은 아내를 ‘그친구’라고 부르니까. 아내를 그친구라고 부르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니까. 동지의 대체어로서의 그친구. 그렇게 부르는 한 자신은 아직 젊고, 아직 투사니까. - P69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흔들렸다. 글만으로는 내 편을 알아볼 수 없다는 무력감과 글이 발산하는 강렬함이 진정함의 징표가 되지는 못한다는 당혹감이, 진짜에, 글과 글쓴이의 심장이 하나인지에 더욱 집착하게 했다 - P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