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유리병 가득 꿀이 담겨 있다 - P59

협소한 내 마음에 옮겨 담으려던 것은당신이 만들지 않은 당신의 것 - P60

사랑하는 이가 치매에 걸리고 나서 알츠하이머가 독일의정신과 의사 이름이란 걸 알게 된 것처럼 - P64

생은 지금과 죽음 사이의 망설임 같다라고 더듬거리며에밀리가 말할 때 - P66

너는 내게 올 수 없으니까 북극한파처럼 그곳의 공기를내게 보내 주는 거지오지 말라는 그 말이 불러일으키는 섭섭한 눈보라 - P69

나보다 더 가난한 이의마음속 노트를 훔치면서도 숨죽이지 않는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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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혼자 해도 아슬아슬하다. 나는 두 사람 중 과연 누구의목소리가 흘러나올지 너무나 궁금해서 목소리가 다 갈라질 지경이었다. - P67

김장우였다. 운명은 두 사람한테 오분 간의 시차를 두었다. 나는 이 운명을 확인하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 P69

"영화는 6시 40분 시작입니다. 표는 어제 구해놨지요. 때문에저녁은 9시입니다. 종로에 아주 맛있게 하는 집을 알고 있으니 그건걱정 마시구요. 오늘 드라이브는 문산에서 임진강으로, 그런 다음 장흥으로 해서 돌아오는 것입니다. 차 한잔의 대화는 아마도 장흥쯤이 되리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 P71

"아녜요. 정확해요. 주차하는 데 적어도 10분은 소요되고, 약간걸어서 극장 도착하는 데 5분, 매점에서 마실 것 사고 화장실 다녀오면 또 5분, 좌석 찾아 앉는데 2분, 도합 22분, 8분 정도 숨 돌리고 나면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요. 빠르지도 늦지도 않아요. 딱 좋아요." - P77

그래서 나는 그 말을 이렇게 해석해보았다. 김장웁니다. 안진진과 일요일을 함께 보내고 싶었으나 여의치 않아서 쓸쓸하게 남도로 떠납니다. 쓸쓸함이 가시면 돌아오겠습니다……………. - P79

해질녘에는절대 낯선 길에서 헤매면 안돼.
그러다 하늘 저켠에서부터푸른색으로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가슴이 아프거든...………. - P82

음식물 찌꺼기로 도배를 해버린 벽, 접시 파편들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방, 어머니는 너무 놀라 방문 앞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 순간 정확히 어머니를 겨냥하며 날아오는 잡채 접시. - P85

그때까지만 해도 어머니는 이모와 닮은 데가 많았던 모양이었다. 그런 대사는 전형적인 이모의 것이었으니까.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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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꽃무늬 바지 네벌을 비닐봉지에 담았다. 아저씨에게 비닐봉지를 건네받으며 나는 생각했다. 한여름이되면 아빠랑 엄마랑 똑같은 꽃무늬 잠옷 바지를 입고수박을 먹어야지,라고, - P101

오늘 급식은 돈가스와 미역국과 깍두기였다. 다 내가좋아하는 거라 밥을 가득 펐다. 성규가 알면 또 잔소리를하겠지. 점심을 먹고 이를 닦은 다음 운동장에 가보니 성규가 먼저 걷고 있었다. 성규 옆으로 가서 따라 걸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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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운명이라고 부르는 커플을 만났어요. 둘은 종교가 달라서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에서 결혼을 하기 위해 도망 중이래요. - P165

나는 바람을 따라나서던 흰 개의 모습을 떠올려요. - P125

잊고 있었다. 우리는 대체로 그 무엇도 어찌하지 못하지만,
작은 보조바퀴 정도는 만들 수 있다는 것을. - P93

그 집은 내가 유일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비누를 만들었던곳이에요. 그때 나는 웃으며 비누를 만들던 언니의 마음을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어요. - P95

우리는 이렇게 시커먼 슬픔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줄지어 헤엄을 치고 있어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서로를 위해서요.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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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떴어요!" - P145

그녀는 힘없이 말했다.
"이해할 수 있어요. 이해하는 중이에요. - P147

"어느 집이요?"
"내 집이요. 라파트멍 60층.‘ - P151

‘배우의 상상력은 가짜 삶에 국한되지.
사람들에게 패턴화된 삶을 보여주는 거야.
하지만 진짜 삶에 패턴 같은 건 없잖아.

여자는 눈도 깜빡하지 않고 이마치에게 거짓말했다. 그들은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여자가 굶주려 있다는 것을이마치는 한눈에 알아보았다. 얼굴에 핏기가 없고 눈 밑이 거뭇거뭇했다.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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