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인형들을 거리낌 없이 빤히 쳐다볼 수있다는 건 다행이었다. 만약 그 인형들이 살아 있는 인간이었다면, 나는 그들을 그렇게 바라보는 일이 무례하다고느꼈을 것이다. - P75
좁은 골목길에서 나는 나를 몰래 지켜보는 여러개의 눈을 느꼈다. 작은 쇼윈도에 나란히 앉아 있는 테디베어 다섯 마리였다. 일본의 테디 베어들과는 달리 이테디 베어들은 호기심, 배고픔, 악의를 망설임 없이 표현하고 있었다. - P77
내 입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단어들은 내 감정과딱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나는 모어에도 내 마음과 ‘딱 맞아떨어지는 단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낯선외국에서 살기 시작할 때까지 그것을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다. - P83
내 일본 안경은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이아니다. 기분에 따라 썼다 벗었다 할 수도 없다. 이 안경은눈의 통증에서 생겨나, 내 살이 안경 속으로 자라 들어간것처럼 안경도 살 속으로 자라 들어갔다. - P93
길다의 문에서는 스티커가 매끈거리는 금속 표면에서 떨어져 나오고 싶어하며 펄럭거렸다. - P101
도쿄 사람들은 집이나 도서관이 아니라 언제나 전철에서책을 읽는다. 전철에서는 익명성이 주어지기에 충분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 P103
전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습관이있다. 그들은 책을 얼굴에 바싹 대고 읽는다. 그래서 책으로 얼굴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쉽게든다. 책은 읽는 사람들의 얼굴에 두 번째 이름과 호칭을주는 마스크라 할 수 있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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