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창작은 무리하기와 마무리하기다. 잘 쓰지 못할까봐, 인정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쓰기를 미루는 나를 채찍질하며에너지를 무리하게 소진하고거기서 오는 불안을 에너지 삼아결국 마무리해 내는 것. - P171
생각이 여기까지 흘러가면 답이 없어진다. 보통은 이러고다시 자버리곤 하는데 더는 미룰 수 없는 ‘오늘은 진짜 써야해‘ 날이니까… 겨우겨우 마음을 다잡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거짓말아니고 진짜 울면서 나왔다 - P175
"야, 그렇게 쓰면 안되는거야?" "뭐가?" "아니, 네가 방금 말한 거 쓰라고 하니까 설명적이라서 안된다고 하고, 그럼 저번에 했던 이야기 쓰라고 하니까 너무자기연민이 심하다고 하고. 뭐, 다 안 된다고 하길래. 설명적으로 쓰면 안 되는 거야? 그리고 솔직하게 쓰다 보면 자기연민 드러날 수도 있는 거 아냐?" "어? 그게 아니라…" - P182
일단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나의 소설 E를 열어보는걸로 다시 시작하라고 했다. 그러면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그날 돌아와 E를 열었다. 2020년 11월이었다. 다시 쓰기시작했다. 펼쳤다 덮었다, 아팠다 아프지 않았다 하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2021년 11월, 최종 원고 상태인 E를 출판사의 담당 편집자에게 보낼 수 있었다. E는 2022년 3월 출간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아프지않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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