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나를 살게 만드는 다독임이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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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파묻혀 사는 내내, 나는 많은 존재를 떠나보내야만 했다. 사랑하는 사람도, 다육식물도, 사들이기 바빴던책도 나를 견디지 못했다. 아주 오래는 기다려주지 못했다. 잘살기위해 애쓰다가 어느새 잘 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인데,
내가 아닌 것 같았다.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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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지난날을 다시 생각하는 일이다. 흔히 미래 지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과거를 더듬지 않으면, 현재를 응시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매일매일 고개를 돌려 예전을 헤아리는 시간을 가졌다. 나를 크게 웃게도, 많이 울게도 만들었던 것들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 그것들 때문에, 아니 덕분에 나는 이런사람이 된 것이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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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간, 나는 돌아보는 사람이었다. 막힘없이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주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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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간관계에선 어떨까? 소설 삼총사나 삼국지에서 세 명의 우정을 근사하게 그리기도 했지만, 경험상 셋이 모인 관계는 어딘가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셋의 관계 구도를 트라이앵글로 비유할 때, 생각해보라. 트라이앵글은 ‘찢긴 삼각형‘이다. 찢긴 삼각형은 도형이 아니라 구부러진 선에 지나지 않는다. 세 개의 꼭짓점과 피타고라스의 정의와 세 각의 합이 180도라는 명제, 그리고 균형을 잃어버린 것. 트라이앵글의 뚫린 곳으로 무언가 빠져나갈 수 있음을 모르는 사이에 중요한 것을 잃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을까? - P155

2020이라는 숫자를 오래 들여다보았어. 그 숫자의 함의를 알고 있으니까. 어쩌면 2021, 2022, 2023년에도 내각 같은 이름의파일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지만 해서, 숫자는 숫자일 뿐이야. 시간이 너를 고단하게 할 수 있어도 무력하게 할있을 거야, 그렇지? - P159

사랑한다는 것은 순진함이요,
모든 순진함은 생각하지 않는 것……** 페르난두 페소아,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민음사 - P167

‘의도‘를 품은 채 쓰이는 글은 실패하기 쉽습니다. 가령 쓰는 자가 ‘이 시를 써서 시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채 쓰는 시는 빛을잃고 시작하는 거예요.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인화하기 전에는 절대로 필름을 꺼내보지 않죠? 우리에겐 어둠을 어둠인 채로 둬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무명은 무명인 채로, 시가 아닌 것은 시가 아닌 채로 두어야 시가 됩니다. - P169

유명한 사람, 이미 충분히 드러난 사람은 (계속) 빛나기 어렵습니다. 이미 빛나는데 더 이상 어떻게 빛날 수 있겠어요? 그러나 당신처럼 숨어있는 자, 엎드려서 간절하게 자신을 갈고닦는 자는 그 간절함 때문에 빛이 납니다. 기다리는 자의 등록된 에너지 자기에서 빛이 뻗어 나오기 때문이지요. 왜냐고요? 그 힘이 없다면 그는 드러나는 데 실패할 테니까요. 그들은 ‘빛‘나야 나올 수 있기때문에 빛을 스스로 만들어요. 제가 그랬어요. 당신의 빛을 믿으세요. 순진하게 믿으셔야 합니다. 당신을 의심하지 마세요. 오직세상을 의심하세요. 시에서 빗나가있는 시간들을 의심하세요.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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