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친구 얘기를 했었죠. 대단해요. 그 녀석.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한 타고난 연애 박사인데 정작 본인은 아직도 제 싹을 듯만났다니까요. 아무튼, 며칠이 지난 다음 그 친구에게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자기가 먼저 조선작의 새로 나온 소설을 읽어봤다는겁니다. 저는 ‘왜 그걸 네가 읽냐? 네가 맞선 보냐?‘라면서 우스개 섞어 핀잔을 줬습니다. 친구는 다름이 아니라 그 소설 앞부분 이야기 배경이 북악에 있는 ‘P호텔‘이라는 걸 제게 알려주려고 연락한 겁니다. 제가 영자 씨를 만나게 될 실제 맞선 장소는 ‘호텔‘이지만 어쨌든 소설 속 배경도 평창동 북악터널 근처 호텔이라 그것도 인연이라면 인연 아니겠냐고 하면서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 P53

"말 그대로 인연이 곧 연인이 된 거로군요." - P54

J씨는 천천히 소리 내어 읽었다. 그리고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책방 주인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한 다음 책을 끝까지읽을 수 있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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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해골 위에 걸어둔 순금의 눈들이휘날리는 나라에서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이상하지만은 않아서 15오래된 신발을 벗으며여름에 깃든 어둠은 오한에 떨며 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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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라는 불투명한 평화보랏빛이라는 폭력어떤 삶이라도 단 한 빛으로 모둘 수 없어서 투명해진 날개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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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잃은 팔을 먹어치우는 것처럼 빛은 세월의 칼로 철없이 우리의 혀를 동강 내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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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자궁 안에서나는 엄마, 속의섬이었다 - P128

오, 익숙한 이여 애인처럼 나를 떠나지 마라슬며시 누르는 슬픔이영혼 속의 물곰치 한 마리로 헤엄친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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