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에 알리스는 중얼거리곤 했다. 나쁘지 않아. 그러고나면 하루가 저무는 것이 조금도 아쉽지 않았다. - P128

알리스가 부러운 것은 그들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원하는 것을 소장할 경제력 이전에 그들의 취향이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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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들의 백년 단위 기념일은사람으로사는 동안 단지 요행으로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그 기회는 한 번뿐이다.
운이 좋다면 나는 당신의 백주년을 살아 한 번만 축하할 수 있물론 그러기 위해, 그다. 우리가 서로를 제때에 지나간다면! - P21

한 동작에서 다른 동작으로,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무용수의 몸은 다만 실제로 이동한다. - P29

그러나 이 또한 충분할 수없는 일이었다. 예컨대 두 장의 이미지가 있고, 그 둘이 서사적으로 연속된 몸짓임을 파악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우리가춤을 복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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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에게 그 아파트는 마치 네티라는 인물처럼약속과 매혹이 숨 쉬는 공간이었다. 그때는 미적감각이라는 단어를 몰랐기에 우리 집에 무언가 빠진 게있다면 그건 미감일 거라고 말할 능력이 없었다. - P79

끔찍할 정도로 더웠던 8월 네티는 몸을 거의 둘로찢어놓을 것만 같던 50시간의 난산 끝에 아기를 출산했다.
5킬로그램이 넘는 아들이었다. 네티는 아들 이름을리처드라고 지었다. - P75

4월의 흐린 오후였다. 회색 하늘이지만 기온은 적당히따뜻하고 공기에는 새봄의 달콤한 향내가 가득하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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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을."
프레임이 없다면 프레임에 발을 찧을 일도 없을 것이고, 프레임아래로 동전이 굴러들어가는 일도 없을 것이고, 매일 방바닥에 머리를 붙인 채 프레임 밑으로 팔을 뻗어 걸레질을 할 일도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프레임을 버리는 것을 집주인이 허락할 리 없었다. - P75

우리는 사료를 천장으로 던지며 입을 크게 벌렸다. 입으로 늘어오지 못한 사료 알갱이가 방바닥 여기저기에 토끼똥처럼 흩어져있었다. - P73

지은이 노트를 꺼냈다. 첫 장을 넘기자 방의 도면이 나타났다.
두번째 장을 넘기자 방의 도면이 나타났다. 똑같은 도면이 그려진페이지를 지은은 넘기고 또 넘겼다. 빈 페이지에 방의 도면을 능슷하게 그려나갔다. 옮길 수 없는 것을 가장 먼저 표시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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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간 해미는 자세를 바로 하더니 오늘은 한 시간만 수업하고 다음 주에 보강을 하면 안 되겠느냐고 물었다. 경진은못 이기는 척 승낙한 뒤 10시쯤 나와 서둘러 집에 돌아왔다. - P12

해미 소식은 아직입니다.
찾으면 선생님께도 연락드릴게요. - P18

앞으로의 고생이 훤히 보인다는 듯 역술인은 안타까워했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 자식복은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첫째가 야무진 데다 속정이 깊어서 자랄수록 엄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리라는 것이었다. - P23

"이삼 분만 더 끓여서 드시면 돼요. 반찬 좀 더 가져다 드릴까요?"
언제나처럼 미소 띤 얼굴로 사장님의 아들이 물었다. - P35

경진이 고개를 저었다. "조용히해. 남들도 지금 너 보면서저 여자는 무슨 사연으로 눈이 띵띵 붓게 울었을까, 저러고서두루치기 잡수러 왔을까 할걸."
"하긴." - P37

경진에게 그 여행에 관한 기억은 종일 소주에 취해 있던아빠의 모습이 거의 전부였다. 뭐든지 필요 없다며 손사래를치던 엄마의 고집도 피로감을 더했다. - P41

서울 타워 아래 산등성이와 성곽, 그 곁으로 난 산책로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싱싱한 브로콜리의 윗부분처럼 남산은 신록으로 촘촘히 싸여 있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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