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마음에도 층위(層位)가 있다 - P27

고등학교 졸업한 지 얼마 안 되는 모범생답게착실하게 선생님의 설명을 받아 적은 셈인데, 그 덕에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할 수있으니 종종 비웃음의 대상이 되곤 했던 세상의 모든 ‘범생들에게 경의를!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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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고 추정되는 사람들. 불확실한 사람들.
기록되지 않은 사람들. - P59

예티, 우리에겐 셰익스피어가 있다.
예티, 우리는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예티, 땅거미가 지면우리는 전등을 켠다. - P56

원초적으로 귀를 기울이는, - P39

넘치기도 하고, 모자라기도 한 한 번의 고갯짓. - P77

나, 돌의 문을 두드린다.
- 나야, 들여보내줘.
돌이 말한다. - 내겐 문이 없어. - P113

쓰는 즐거움.
지속의 가능성.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소멸해가는 손의 또 다른 보복. - P118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너무나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장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 P12

우리가 내뱉는 말에는 힘이 없다.
그 소리는 적나라하고, 미약할 뿐.
온 힘을 다해 찾는다.
적절한 단어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다.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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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티, 범죄가 난무하는 건여기나 거기나 마찬가지다.
예티, 모든 단어들이죽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 P55

순간 소리가 멈춘다.
창문 너머로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의 무리.
집중 포격을 받은 새하얀 벽에서후드득후드득 회반죽이 떨어져 내리듯. - P49

때로는 죽은 이를 위한 일 분간의 묵념이늦은 밤까지 이어지기도 합니다. - P43

어쩌면 그것은 물고기가 아니라어색한 윙크에 깃든 찰나의 어둠일지도. - P104

이차원의 세상에서는 무엇으로도그림자에게 고통을 가할 수 없다.
어쩌면 어릿광대에겐 내 왕궁이 불편할지도.
그래서 다른 역할을 원할 수도 있으리라. - P71

여기 우리, 벌거벗은 연인들이 있다.
서로에게 이미 신물 나게 아름다운 우리들조그만 잎사귀로 눈꺼풀만 가린 채깊고 깊은 어둠 속에 함께 누웠다. 그 사45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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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여, 언제나 이 시간이 되면우리의 어릿광대는 철로 위에 길게 드러눕는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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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여기 새우 진짜 많이 준다." - P11

"회사에 무슨 일 있나요?"
그러자 대리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메일함 아직 못 봤어요?"
"네? 무슨 메일이요?" - P17

그리고 언니가 결혼식에 오지 않을 거라고도, 예상치못했다. - P23

언니, 됐어요. 그냥 밥이나 사요. - P27

"보라고 해놓은 거면서 뭘 그래요."
"그런 거 아닌데요?" 그녀가 입을 삐죽거렸다.
다음 회의 때 곁눈질로 그녀의 노트북을 다시 들여다봤다. 바탕화면은 그대로인데 지유씨의 몸 위에 엑셀파일 하나가, 마치 이불을 덮은 듯 놓여 있었다. - P91

나는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엉뚱하게 화를 냈다.
"아니, 남의 가방을 그렇게 막 열어보는 법이 어딨어요."
"지훈씨, 나랑 자고 싶었어요?"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여자는 정말이지 처음이었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해봐요. 나랑 자고 싶었죠?" - P109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방금 쪄낸 듯, 아직 따뜻했다.
오늘 새벽에 찾았나보네. 나는 달고 쫄깃한 경단을 우물거리면서 생각했다. 빛나 언니는 잘 살 수 있을까. 부디 잘 살 수 있으면 좋겠는데. - P39

"안나."
나는 딱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리고 뒤돌아봤다.
"네?" - P51

그 순간 케빈과 내 스마트폰 알림이 거의 동시에 울렸다. 우리는 주머니에서 각자의 스마트폰을 꺼내서 들여다봤다. 케빈과 내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웃었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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