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일들이 서로 모순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소설을 쓰는 것은 결국 내 안에 있는 고통과 혼란과 변명과 독대하는일이라고 생각합니다.‘내가 누군지 알고나 살자‘는 마음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말도그런 뜻일 테구요. - P115
나, 이러고 놀아요. 하하.그리고 새벽에는 몇몇 작가들이 이런 식의 대화도 했어요. - P113
한 독자분이 나의 이십대에 대해 물으셨네요.나는 그때 경험한 게 많지 않아요.여러 인터뷰와 산문에서 밝혔듯이 고지식했고 모범적인 삶을 만들려고 노력했구요.잘 생각해보면 내가 동의하지도 않는 이데올로기와 틀에 복종했는데,스스로 그런 자각조차 없었죠. - P119
소년을 그저그런 행복 말고, 아프게 행복하도록 해주세요.후배 시인 - P125
오히려 버들 도령을 만나서도움을 받았던 일이 이상하게 느껴졌어.연이에겐 그동안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거든.그래서 이런 기막힌 일이 닥쳤어도 그래, 그러려니 싶은 거야.
검은 상자를 칸칸이 두드리며 물었다기차 바퀴가 끽끽, 마찰음으로 울었다멈추는 것들은 대개 그렇듯, 슬프거든
순하디순한 전라도 엄마들 말은 말이 아니라 꽃 같았다. 채송화나 봉숭아 같았다. 애기들한테 아가라고 부르면서도 곧잘 높임말 비슷하게 하신가체를 썼다. 뭐뭐 허신가아, 울애기 추우신가, 더우신가. 또 뒷말에 뭐뭐 ‘하소와’라고 했다. 학교 파허고 핑 오소와. 집안일이 바쁘니 학교 끝나면 빨리 오라는 뜻이다. - P209
오메오메, 이것이 먼 일이당가, 손도 차고 뺨도 차네, 얼릉 들어소와, 얼릉 들와. - P210
무슨 일이 일어나서 무서운가? 인생이 무서운 것은 무슨 일이 반드시, 기필코 일어나서인 게라고만 여겼다. 그러나 20년 만에 그곳, 복도가 기린처럼 긴 집에 가보고서 알았다. 20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도 인생이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