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바깥 구경이 하고싶지?"
그녀는 천천히 이동장의 잠금쇠를 풀었다. 아직 날 줄 모르지만 놀랄 만한 상황이 생기면 본능적으로 날아가버릴 수도 있다고인터넷에서 읽은 적이 있어 그녀는 그때까지 새를 한 번도 바깥에서 꺼낸 적이 없었다. 앵무새를 목련 송이처럼, 조금만 힘을 주면망가지는 봄날의 목련 송이처럼, 두 손 가득 조심스럽게 들어 무릎 위에 올려놓자 새가 그녀의 웃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처음 나와본 세상이 무섭다고 멀리멀리 날아가는 대신, 그녀의 품속으로.
"아이고, 간지럽잖아."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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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음식은 모두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각각의 향과 맛이 잠깐이나마 나를 멀쩡했던 우리집으로 데려다주었다. - P334

멸치액젓, 마늘, 생강, 고춧가루의 풍미 속에익어가는 향긋한 채소 향이 그린포인트의 작은 부엌에 물씬풍겼다. 나는 엄마가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는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주야장천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너한테서 항상 김치 냄새가 날 거야. 그 냄새가 네 땀구멍으로 배어나올 테니까. 엄마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했다. "당신이 먹는것이 곧 당신이다." - P361

엄마는 나의 대리인이자 기록 보관소였다. 엄마는 내 존재와 성장 과정의 증거를 보존하려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내 모습을 순간순간 포착하고, 내 기록과 소유물을 하나하나 다 보관해두면서 엄마는 나의 모든 걸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태어난 때, 결실을 맺지 못한 열망, 처음으로 읽은 책. 나의 모든 개성이 생겨난 과정, 온갖 불안과 작은 승리. 엄마는 비할 데 없는 관심으로 지칠 줄 모르고 헌신하면서 나를 지켜보았다. - P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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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닌가?"
"그게
"억지 부리지 마!"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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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뭐하러 샀어!
제일 싼 걸로 샀어.
나 너무 좋으네.
좋아해주니까 나도 좋으네.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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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나요 - P76

나는 오랫동안 묻곤 했습니다 - P83

언제나 피, 땀, 죽음그 뒤에, 언제나 노래가태양이 몽롱해질 정도로언제나너의 빛 - P64

그게 무엇이든 다른 것이 시작될 때마다예언은 빛나며

내 짝은 입을 꼭 다물고 건져졌다는데말할 수 없다 고그 애가 들려주려던 사실 - P78

그렇게 불안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시인은 이런 것을물어야 한다. ‘그런 시 쓰기는 고인을 이용하는 일이 아닌가?‘ 사람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어야 한다고 우린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나 최소한 생일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인들에게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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