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다르지 않은 미래를 미래라고 할 수 없다. 미래는누군가의 꿈속에서 꾸어지는 것이다. - P44
형상이 있어야 신은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영감에 의지해서 자동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작가의 지난한 수고의 과정 속으로 영감이, 은총처럼 임한다. - P47
영감에 대한 미신에서 벗어날 것. 영감을 부정하지도 말고숭배하지도 말 것. 왜곡이나 악용은 더욱 삼갈 것. 모독하지말 것. 다만 필사적으로 ‘꿈꿀 것. 영감 같은 것은 있지 않다는 듯, 그러니 바라지 않는다는 듯 필사적으로 애쓰고 애쓰면서 기다릴 것. 기다리면서 초대할 것. 애씀이 초대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 것. 그조차 알지 말 것. 행여라도 영감이 자신의노력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고 생각하지 말 것. 은총일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것. - P49
이 태어남은 다시 태어남이고, 종교적 용어로 ‘거듭남‘이다. ‘거듭나다‘라는 단어의 원뜻은 ‘위로부터 태어나다‘이다. 이 두번째 태어남은 그러니까 육이 아니라 영에 의한 태어남이다. 위대한 작가들이 불멸하는 비밀이 여기 있다. 그는 부모로부터 피와 살을 받은 육체적 존재가 아니라 꿈꾸는 자의 꿈속에서 불의 신의 생기를 받아 ‘위로부터‘ 태어난 환영인 것이다. - P53
대상이 누구든, 혹은 무엇이든 모르는 것이 없어지는 순간그리움이 사라진다. 교만은 그리움이 사라진 사람의 상태이다. 고향이든 사람이든,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더이상 그리워하지 않는다. 향수에 시달리지 않는다. 고향에돌아온 사람은 고향에 돌아가려는 열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향수가 해소된다. - P63
고향과 과거, 즉 경험된 것을 향한 그리움이 향수다. 향수는경험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것이 알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그럴 때 생긴다. 익숙한 것이 익숙하지 않아졌을 때 출현한다. 무지는 지知의 부재를 가리킨다. 이 부재는 획득 실패로 인한 것이 아니라 획득한 것의 상실로인해 생긴다. 알던 것이 알지 못하는 것이 되었을 때 생긴다. - P69
다. 무지는 과거에 대한 것이고, 미지는 미래를 향한 것이다. 무지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미지는 추구를 북돋운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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