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 글쓰기 프로그램 IWP, International WritingProgram은 30여 개국에서 온 작가들이 3개월간 한 호텔에 묵으며 리딩, 강연, 토론 등 여러 문학 행사에 참여하는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2023년 가을, 한국 시인으로 아이오와에 가게 되었다. - P13

난 탈출에 관심이 많으니 코토미에게 언젠가 탈출에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해야겠다. - P27

-Distracted (산만하다).
이게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란다. - P23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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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는 무엇을 원했던가? 우리는 촌스럽고 엄숙한 것이지독히 싫었고, 세련됨과 자유로움을 열렬히 추구했다. 우리는 어떤 변화의 중심에 섰고, 그 결과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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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가진 게 있으니까 급하지 않은 거야, 너는 당해보지 않아서 서럽지 않은 거야‘라는 지적은 달게 받아들인다. ‘혹시 내가 더 멀리 보는 건 아닐까‘ 하고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운전석에 앉아본 적이 없을수록 운전을 쉽게 생각한다‘는 주장에는반쯤 동의하고 반쯤 반대한다. 그 논리를 밀어붙이면 세대교체가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한국의 조직들은 운전석에 앉을 순서를 대개 실력이 아니라 연공서열로 정한다. - P121

문학이 싫어하는 것은 ‘심오로움‘이라기보다는 ‘진부함‘이다.
‘사랑은 단어일 뿐이다‘라는 말은, 물론 텅 비어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너무 뻔하기 때문에 형편없는 문장이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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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규는 이날 밤 오 킬로미터가 넘는 서울 거리를 두 발로달렸다. 동북쪽 변두리에 있는 의붓아버지의 지물포에서부터이곳 중심가까지 달려오는 동안 그는 세 군데의 유흥가와 그사이의 어두운 인도를 통과했다. - P201

인규의 손바닥에는 오 밀리미터가량 면도칼로 그어놓은 것같은 두 개의 흉터가 있었다. 그 흉터는 넘어져서 다치거나 날카로운 물건에 베여서 생긴 것이 아니었다. - P204

"눈이, 눈이 많이 왔지 않느냐, 간밤에 말이다. 그래서 그냥,
그냥 생각나서 걸었다......" - P207

"아프지 않으십니까?"
"이 자석아, 아프다, 왜 안 아프겠냐......" - P208

개구쟁이였던 인규는 이제 옷을 더럽히지 않았다. 방을 깨끗이 치우고 제 속옷을 빨아 입었다. 먼지 하나, 머리카락 한올만 보여도 방바닥을 닦고 또 닦았다. 주먹을 아프도록 쥐게된 것도, 이를 악물고 웃게 된 것도 그즈음부터였다. - P215

그러나 어떻게 생각한다 해도 새벽을 기다리는 일 외에 그가 할 일은 없었다. 덫에 걸리지 않았다 해도 언젠가는 그 새벽을 만날 것이 아닌가? 인규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할 수있을 뿐이었다. - P221

"다시 너를 낳고 싶구나, 돌아오겠느냐? 나에게 돌아오겠느냐?" - P224

이십층가량 되어 보이는 병동에는 층마다 한두 군데에만불이 밝혀져 있었다. 죽은 사람들의 방에서는 환하게 불빛이새어 나오고 있었는데, 앓는 사람들의 방은 어두웠다. 마치 하나하나의 창이 지쳐 눈을 감은 것 같았다. 덫에 걸린 수많은짐승들이 새벽을 기다리며 잠을 청하고 있는 것 같았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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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으면 또 내가 강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 P159

좋은 날에는 또 내가 우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길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식료품 봉지를 든 사람들, 카페에서 먹고 있는 연인들-내가 그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들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그들은 식욕에 굴복했지만 나는 그것을 초월했고, 그들은충동에 굴복했지만 나는 그것을 정복했다. 나 자신이 사실상 무가치한 인간이라고 느끼던 시기에, 굶기는 내가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 P159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삶에 사람들을 그리고 사람들에게 따르는 위험을 두지 않게 되었다. 음식과 거리를 두려는 것은 사람들, 감정들, 취약함 같은 것들과 거리를 두려는 것의 은유였다. - P163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이 일이 벌어져도 어쩌면 그 경우에 더욱더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일주일쯤 지났을까, 어머니가 우편으로 보낸 쪽지를 받았다. 거기에는 이렇게만 적혀 있었다. "먹어라." - P170

좋은 날은 ‘오목한‘ 날이었다. 엉덩뼈가 골반 양쪽에서 3센티미터쯤 튀어나왔고, 손바닥으로 배를 쓸면 오목한 굴곡이 느껴졌다. 숨을 깊게 마시고 배를 홀쭉하게 당기면 갈비뼈가 낱낱이 드러났다. 그걸 확인하면 엄청나게 안심이 되었다. - P171

하지만 음식을 관리하는 일은 삶을 관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약간의 시간, 약간의 자기 이해, 약간의 용기, 많은 지지를 한데모으면, 누구나 서서히 대처할 방법을 알게 된다. 자신을 먹일 방법을 알게 된다. - P175

섭식장애를 겪고 있거나 겪는 사람을 아는 이라면, 이 중요한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굶을 힘이 있는 사람에게는 바뀔 힘도있다. - P176

점진적인 약간의 변화. 이 보 전진했다가 일 보 후퇴하는 것. 한 번에 1그램씩 작디작은 변화. 그것들이 충분히 쌓인 후에야 상당한 변화로 보이고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해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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