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 당신에게 구애하고상처 입혀서 사랑을 얻어냈지-윌리엄 셰익스피어, 「한여름밤의 꿈」

그러므로 저는 말로도 하고글로도 써내려가겠지만 가능한 한 저의 해석과 감정이 그 일들을 덜 변색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에 몇 겹의 문장으로 감싸게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진실은 은닉과 착란 속에서 뒹굴 때비로소 한 점의 희미한 빛을 얻기도 합니다. - P9

무언가를 읽을 때는, 읽음의 행위 끝에 도출한 결론이 틀렸을 가능성을 언제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하물며 무언가가아닌 누군가를 읽을 때는 더욱 그러합니다. - P14

나는 풀과 나무의 생태니 종류에 대해 무지하지만 세상에는・・・・・・ 처음 돋아날 때부터 검붉은 잔디도 존재하겠지요. 지구상 모든 잔디가 초록이라는 법은 없겠지요. 신이시여. 관리인이 옆으로 한 발 비켜서자 비로소 그 모습이 드러난 대표라는 이가 나를 보고 말하기를, - P21

"그런데 읽는 게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아서 어쩌나. 최대한정확하게 읽어내려고 든다면 몇 가지 조건이 있어서."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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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진보로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메카다. 그 거리 한국에 ‘버거리‘라는 이름의 한국 책 전문이 있다. 지금은 그런가 하며 실드링하게 지나칠지 모르겠지만 내가 제보에 갔을 때는 상상조차못한 일이다.

김승복 대표님을 두고 ‘토네이도‘라고 부른 적이 있다. 어마어마한 힘으로 사람들을 휘말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10년 넘게 휩쓸리고 또휩쓸리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대표님께 탄복해왔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이것저것 탈이 많았으나 다행히 한국과 일본의 많은 친구들, 여러 신들의 도움으로 나는 죽음으로부터 벗어나 컴퓨터 속에 있던 ‘오늘의 손님‘
들을 다시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누군가를 기억에서 꺼내보는 것은 기쁜 일이고 신나는 일이다. - P13

지금 와서 생각하면 책장에 책등이 보이게 꽂지 않고,
횡으로 두어 표지를 보여주며 공간을 채울 수 있었을 텐테, 그때는 요령이 없어서 그 방법을 몰랐다. - P29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을 들여 검토하는 편이 아니다. 직관에 따라 그 자리에서 할지 말지를 정하고, 하기로 결정했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또한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해나간다. 이것이 연 100회가까이 서점 이벤트를 개최하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 P34

세상에는 시간을 들여 결정해야 할 일도 있지만 바로 결정해서 진행하면 되는 일도 있다. 모든 일에 시간을 들일 ‘시간‘이 없지 않은가? 게다가 고민하는 티를 내면 귀신같이 다른 고민거리가 나타나 기획이 무산될 가능성도 높고. - P35

언젠가 ‘금요일 점장‘인 시미즈씨가 아즈마씨의 성가신주문을 메일로 대응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도 저자나 책 제목 없이 주제나 소재만 주어져, 숲속에서 비스킷을 찾아가는 느낌의 메일이 며칠에 걸쳐 이어지고 있었다. - P49

"시간대비 퍼포먼스가 안 좋네요.
하지만 곧이은 시미즈씨의 대꾸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다.
"이런 분이야말로 오래도록 우리 책거리를 응원해주실분입니다. 매출 금액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 P50

상황을 파악하면서 다음 일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은얼마나 쾌적한 삶인가…………. 우리에게 알라딘은 정말이지,
그들의 로고대로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였다. - P55

하지만 내가 여기서 결심했어야 하는 것은 출장 책거리가 아니라 장애인들도 문턱 없이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을만들겠다는 각오가 아니었을까. - P61

"구미상, 이렇게 많은 책을 언제 다 읽어요?"
"다 읽을 날이 있겠지. 언젠가는." - P66

실은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를 배웠다. - P71

책거리의 실질 운영자는 나 한 명이지만, 책거리의 지난날을 설명할 때 늘 ‘우리‘라는 표현을 쓴다. ‘내가 이렇게 했다‘가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했다‘고 의식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리 나온다. 그만큼 책거리는누구 하나의 힘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님을 절감한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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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누군가 방에 들어왔다. 스물다섯 살의 이마치였다. 그녀가 방안의 불을 켜자 순식간에 주위가 환해졌다. 그들은 동시에 쓰러진 액자를 바라봤다. - P109

"모델인가봐요. 아니면 연예인?"
이마치는 액자를 바로 세우며 물었다.
"아니요, 둘 다 아니에요." - P109

"지옥에선 하루나 십 년이나 같아."
이마치는 어린애를 가르치듯 말했다.

정말 소중한 것은 잃어버리고서야 알게 되는 것 같아.
그래서 인생이 이렇게 슬픈 거야. 축축한 거야. - P113

"더디게 느껴져도, 결국엔 다 괜찮아져요. 걱정하지 말아요." - P118

출산 직후 그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실명으로 패닉에 빠졌다. 시력은 곧 돌아왔지만, 출산한 지 일주일 만에 보는 딸의얼굴이 너무나 낯설었다. 이렇게까지 자기 아이가 타인처럼느껴질 수도 있을까? 그녀는 아이와 서로 빤히 바라보았다. 무스마 해아 할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 P123

"죽음이 어떤 건지 알아?"
이마치는 영원히 젊은 그 청년을 놀리듯 물었다.
"알죠. 그건 고장난 엘리베이터 같은 거예요. 깊은 어둠 속을 한없이 하강하다가 마침내 쾅, 부서져버리는 거요." - P127

"배우의 상상력은 가짜 삶에 국한되지. 사람들에게 패턴화된삶을 보여주는 거야. 하지만 진짜 삶에 패턴 같은 건 없잖아."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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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자유야. 아빠는 너에게 할아버지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자유의 엄격한 선생님 말고,
마음 편한 친구가 되고 싶어. - P123

할아버지와 함께 지낸 시간이 딱 10년인데, 고작10년의 세월 동안 받은 사랑으로 아빠는 39년간 잘먹고 잘 살고 잘 컸다. - P123

자기 마음에 따라 지겨운 길이 되기도, 꽃밭이되기도 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도 말이다.
아들은 어디에서 살고 싶니? 아빠는 꽃발에서 살건데.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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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트리는 뜻밖에 정치적인 빵이다. 겹겹이 쌓인 층과층 사이, 선처럼 얇은 틈이 숨어 있다. 한입 베어 물면 버터 향이 입안에 퍼지고, 부스러기는 겹의 바깥으로 바스스쏟아져내린다. 당신은 이미 어디에든 속해 있다. - P9

제리는 거기서 말을 멈추었다. 모두 숨을 죽이고 있었다. 나는 알았다. 여간해선 이길 수 없는 상대가 나타났다는 것을.
분했다. - P11

"그분한테 아들이 있어요?"
"몰랐어요? 거의 성인일걸요."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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