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비해 평균 몸무게가 7킬로그램 정도 늘었다. 특별히 과식하거나 폭식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P39
40대에 접어들고부터는 내가 그 ‘적당히‘에 적응하는 속도보다 ‘적당히‘가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 마흔 이후로 나는 내 몸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느라 허덕대고 있다. - P39
그리하여 일주일 동안 체중계 위에 올라가지 않았다가 다시 몸무게를 잰 날, 마지막으로 잰 것과 똑같은 숫자를 보고 나는 허탈하게 웃었다. - P41
인간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의 지옥이 있다. - P43
얼마나 다행인가. 학교에 다니지 않았더라면 내가 얼마나 재수없는 인간인지 몰랐을 것이다. (내게 공주 드레스가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나는 엄마에게서 배운것으로 살아가는 동시에, 엄마에게서 배운 것들을 부숴가며 살아왔다. 그 일은 쉽지 않아서 나는 언제나 나를 평가한다. 엄마의 눈으로 그렇게 한다. - P47
누군가의 눈에는 나 역시 그런 인간일 것이다. 멀리서보면 괜찮은 사람, 가까이서 보면 짜증스러운 사람. 사람은 역시 조금 멀리서, 흐린 눈으로 볼 때가 가장 좋다. 그러고보면 인간을 사랑하는 데는 박애심과 너른 마음보다는 적당한 거리와 나쁜 시력이 필요한 것 같다. - P51
그래서 나는 그저 내 나름의 롤모델을, 존재하지 않는 인간을 창조해보기로 한다. 내가 본 나이든 이들이 가진 좋은 점들을 모은 새로운 인간을 창조해보기로 한다. 그런 사람이 되어보기로 한다. 아니 잠깐, 나는 왜 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 하는 걸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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