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진보로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메카다. 그 거리 한국에 ‘버거리‘라는 이름의 한국 책 전문이 있다. 지금은 그런가 하며 실드링하게 지나칠지 모르겠지만 내가 제보에 갔을 때는 상상조차못한 일이다.
김승복 대표님을 두고 ‘토네이도‘라고 부른 적이 있다. 어마어마한 힘으로 사람들을 휘말리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10년 넘게 휩쓸리고 또휩쓸리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대표님께 탄복해왔다.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이것저것 탈이 많았으나 다행히 한국과 일본의 많은 친구들, 여러 신들의 도움으로 나는 죽음으로부터 벗어나 컴퓨터 속에 있던 ‘오늘의 손님‘ 들을 다시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누군가를 기억에서 꺼내보는 것은 기쁜 일이고 신나는 일이다. - P13
지금 와서 생각하면 책장에 책등이 보이게 꽂지 않고, 횡으로 두어 표지를 보여주며 공간을 채울 수 있었을 텐테, 그때는 요령이 없어서 그 방법을 몰랐다. - P29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을 들여 검토하는 편이 아니다. 직관에 따라 그 자리에서 할지 말지를 정하고, 하기로 결정했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또한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해나간다. 이것이 연 100회가까이 서점 이벤트를 개최하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 P34
세상에는 시간을 들여 결정해야 할 일도 있지만 바로 결정해서 진행하면 되는 일도 있다. 모든 일에 시간을 들일 ‘시간‘이 없지 않은가? 게다가 고민하는 티를 내면 귀신같이 다른 고민거리가 나타나 기획이 무산될 가능성도 높고. - P35
언젠가 ‘금요일 점장‘인 시미즈씨가 아즈마씨의 성가신주문을 메일로 대응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도 저자나 책 제목 없이 주제나 소재만 주어져, 숲속에서 비스킷을 찾아가는 느낌의 메일이 며칠에 걸쳐 이어지고 있었다. - P49
"시간대비 퍼포먼스가 안 좋네요. 하지만 곧이은 시미즈씨의 대꾸에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말았다. "이런 분이야말로 오래도록 우리 책거리를 응원해주실분입니다. 매출 금액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 P50
상황을 파악하면서 다음 일을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은얼마나 쾌적한 삶인가…………. 우리에게 알라딘은 정말이지, 그들의 로고대로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였다. - P55
하지만 내가 여기서 결심했어야 하는 것은 출장 책거리가 아니라 장애인들도 문턱 없이 드나들 수 있는 환경을만들겠다는 각오가 아니었을까. - P61
"구미상, 이렇게 많은 책을 언제 다 읽어요?" "다 읽을 날이 있겠지. 언젠가는." - P66
실은 자신이 지금 하는 일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를 배웠다. - P71
책거리의 실질 운영자는 나 한 명이지만, 책거리의 지난날을 설명할 때 늘 ‘우리‘라는 표현을 쓴다. ‘내가 이렇게 했다‘가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했다‘고 의식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리 나온다. 그만큼 책거리는누구 하나의 힘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님을 절감한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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