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월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과 국힘당 지지율 상승이 ‘통계적 소음‘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본다. 언론은 ‘요동치는 여론‘이니 ‘지지율의 반전‘이니 ‘마지막 변수‘니 떠들었지만 민심의 흐름과 윤석열 비토 정서의 수위는 이렇다 할변화가 없었다. 선거전의 이슈들은 민심의 수면만 스치고 지나갔다. 13일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여야의 승패를 바꿀만한 변수는 없었다. - P53

그에 대한불신과 분노 - P47

‘국힘당‘이라 약칭을 쓴 이유를 해명하고 넘어가자. 나는
‘국민의 힘‘을 믿는다. 경제 발전도 민주화도 모두 ‘국민의 힘으로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좋아하지 않는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우리 국민 절반이 싫어한다. 그래서 둘을 구분하려고 약칭을 쓴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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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나한테 오지 않았어.
겁먹은 얼굴로아이가 말했다고 - P74

함께 품었던 시절의 은밀함을처음부터 모래로 지은이 몸에 새겨두는 일뿐인 걸 - P74

초나라의 사나이,
먼눈병든 몸으로 영원히서안으로 가지 못한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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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줍음은 세 번째로 흔한 정신 장애로 꼽힌다. - P29

나는 평생 내 머리카락을 당연시하고 산 것과 비슷하게 거의평생 수줍음과 함께 살아왔다. 내 머리카락은 예나 지금이나 곧고가늘다. 내가 설령 굵고 굽슬곱슬한 머리카락을 갖기를 바라더라도, 머리카락의 신들은 내게 그 대신 지금의 이 머리카락을 주었다. 마찬가지로, 내가 설령 자신감 있고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되기를 바라더라도, 성격의 신들은(유전학자, 뇌 화학자, 환경론자로 구성된 팀인 듯하다) 나를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으로 만들기로결정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끝난 이야기다. - P29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은 종종 암호로 말한다. - P30

수줍음이 곤란한 것은 수줍어하는 사람에게도, 그와 소통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그것이 진공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줍음은 사람의 성격이라는 스튜에 들어 있는 한 가지 재료일 뿐이다. 수줍음은 다른 특징들과 섞여 있고 그리고 종종 다른 특징들에 가려져 있다 이것이 수줍음이 헷갈리게 느껴지는 한 이유다. 수줍어하는 사람 본인에게는 수줍음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지배적인 성격적 특질로 느껴질 테지만, 다른사람들의 눈에는 그 사실이 늘 그렇게 분명해 보이지는 않는다. - P33

나는 정말 아팠다. 혹은 아픈 척했을지도 모른다.(요즘 독감이 도나봐요, 저도 갑자기 걸렸지 뭐예요!) 아무튼 그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아주아주 좋았다. - P39

나는 명랑한 은둔자야. 이 말을 다시 들어보라. 산뜻하고 멋지게들리지 않는가? 만약 누군가가 어제 한 시간 전, 10분 전이라도마찬가지다-내게 내 존재를 한 문장으로 설명해보라고 말했다면, 나는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았을 것이다. - P41

행복하게 혼자라고? 은둔하는데 명랑하다고? 그런 모순이 어딨어! 그건 불가능해! 안타깝게도, 이런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사람이 많다. - P41

나는, 홀로 걸어가며 속으로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나는, ‘우리의 나라‘에서 살아가는 외톨이 은둔자다. - P44

내 경우,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독과 고립의 경계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사회적 기술은 근육과도 같아서 위축될 수 있고, 내가 경험한 바로도 육체적 건강을유지하는 것처럼 사람과의 접촉을 유지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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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민들이 모여 살던, 북서쪽 항구도시의ㅎ동. 언덕으로 이어지는 미로 같은 골목들 사이를 부두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이 휘감고 지나던 그 동네의 초입에는 내가 여섯 살까지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던 작은 집이 있었다. 그 집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마당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만큼 좁은 땅에 심긴 벚나무다. - P9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를 뿐만 아니라 술도잘 마시던 나의 할머니 할머니는 1927년 황해도재령에서 태어났다. 여덟 남매 중 유일한 딸로 할머니가 태어났던 3월에는 입춘이 지난 게 무색하게 눈이 많이 내렸다. - P15

"그러고 보면 할머니는 옛날 사람치고 아이를적게 낳은 편이었네."
한번은 할머니와 함께 빨래를 개키면서 그렇게말한 적이 있었다.
"애가 들어서지 않는 걸 어쩌란 말이냐." - P20

정해진 일상이 있는 사람들, 자신이어디로 가고 있는지 명확히 아는 사람들을 반복해 만날 때마다 누구나 속해 있는 현재라는 국가의 불법체류자가 된 것 같은 과장된 감정에 사로잡혔다. - P23

가끔씩, 나는 지구상의 이토록 많은 사람 중 누구도 충분히 사랑할 줄 모르는 인간인 것은 아닌가하는 공포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우리가 타인을사랑한다고 말할 때, 그것은 대체 어떤 의미인 걸까? - P26

나는 엄마가 사가지고 오는 그런 것들이 할머니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생각해왔다. 엄마는 할머니에게 예의가 바르고친절하나 할머니가 더 이상 신 과일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미처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 P41

강의 몸에서는 아몬드 냄새가 났다. 연애 초반부터 줄곧,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게 말하지 못하는 내밀한 이야기를 강에게 털어놓는 것은 대체로 열기가 채 식지 않고 어질러진 침대 위에서였다. - P47

언제나 똑같이 짧은 파마머리에 금색테의 안경. 조금은 피로하고 무뚝뚝한 표정. 엄마는 왜 꾸미질 않을까? 꾸미지 않아도 예쁘다는소리를 듣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던 걸까? - P55

"그게 다 풍금 때문이었어." - P60

할아버지는 어린 엄마를 동료 교사들 앞에 세워놓고 글씨를 읽게 시켰다. "영특한 아이네요!"
선생님들이 엄마를 보며 놀라운 듯 말했다. 유학을 가고 싶었으나 포기해야 했고, 사랑했던 여교사 대신 지적인 대화를 조금도 주고받을 수 없는여자와 하는 수 없이 평생을 살게 된 할아버지에게 엄마는 유일한 자랑거리였다. - P71

"그때 너희 아빠가 그러더라. ‘진짜 양식은 이런게 아니에요‘라고." - P76

그것은 내가 상황을 수습하고 화제를 돌리기위해서, 오로지 그 이유 때문에 떠올린 질문이었을 뿐이다. 그 순간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던엄마의 표정, 마치 정지된 것처럼 보이던, 진실을어떻게 감춰야 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누군가의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던 사람의 표정을 나는결코 잊지 못한다. - P80

부두에 얽힌 기억 중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딱 한 번이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함께 부두에 갔던 일에 대해서다. 그부두를 다시 찾은 것은 할머니의 집을 정리하기위해 엄마와 함께 오랜만에 그 도시를 방문했던어느 토요일이다. 도로 사정이 안 좋을까봐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할머니가 살던 동네에 가까워지자 승객이 줄어들어 객차 안에는 엄마와 나, 그리고 몇몇의 외국인 노동자들만 세상의 끝에 버려진 유배자들처럼 덩그마니 남아 있던 기억이난다. - P86

복날에는 삼계탕을 나눠 먹고,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먹고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함께 먹는 사이. "사람이살기 위해서는 좋은 날 같이 보낼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라고 할머니는 언젠가 내게 말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할머니를 살게 했던 사람들은나나 엄마가 아니라 아가다 할머니와 글로리아할머니였는지도 모르겠다. - P91

그러면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할머니가 나를보고 말하는 게 그저 좋아서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할머니를 흉내 내어 손끝으로 할머니의 허벅지를 꾹꾹 눌렀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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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눈물이 많은 건 인정. 그러나 가려서 움.

종양을 잉태한 줄 모르고손자는 먼 훗날의 이야기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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