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으면 또 내가 강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 P159
좋은 날에는 또 내가 우월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길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식료품 봉지를 든 사람들, 카페에서 먹고 있는 연인들-내가 그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들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그들은 식욕에 굴복했지만 나는 그것을 초월했고, 그들은충동에 굴복했지만 나는 그것을 정복했다. 나 자신이 사실상 무가치한 인간이라고 느끼던 시기에, 굶기는 내가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 P159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삶에 사람들을 그리고 사람들에게 따르는 위험을 두지 않게 되었다. 음식과 거리를 두려는 것은 사람들, 감정들, 취약함 같은 것들과 거리를 두려는 것의 은유였다. - P163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이 일이 벌어져도 어쩌면 그 경우에 더욱더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일주일쯤 지났을까, 어머니가 우편으로 보낸 쪽지를 받았다. 거기에는 이렇게만 적혀 있었다. "먹어라." - P170
좋은 날은 ‘오목한‘ 날이었다. 엉덩뼈가 골반 양쪽에서 3센티미터쯤 튀어나왔고, 손바닥으로 배를 쓸면 오목한 굴곡이 느껴졌다. 숨을 깊게 마시고 배를 홀쭉하게 당기면 갈비뼈가 낱낱이 드러났다. 그걸 확인하면 엄청나게 안심이 되었다. - P171
하지만 음식을 관리하는 일은 삶을 관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약간의 시간, 약간의 자기 이해, 약간의 용기, 많은 지지를 한데모으면, 누구나 서서히 대처할 방법을 알게 된다. 자신을 먹일 방법을 알게 된다. - P175
섭식장애를 겪고 있거나 겪는 사람을 아는 이라면, 이 중요한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굶을 힘이 있는 사람에게는 바뀔 힘도있다. - P176
점진적인 약간의 변화. 이 보 전진했다가 일 보 후퇴하는 것. 한 번에 1그램씩 작디작은 변화. 그것들이 충분히 쌓인 후에야 상당한 변화로 보이고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해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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