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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황금빛 유혹 ㅣ 다빈치 art 9
신성림 지음 / 다빈치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클림트가 대세다. 얼마 전 까지 구스타프 클림트라는 작가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반 고흐의 오랜 위상을 누르고 수많은 인터넷 이미지들과 아트 상품으로 '팔리곤 했다." 20대 여성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그의 화려한 작업들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이미지로 많은 이들의 장식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이바지했다.
지금은 요시토모 나라의 독특한 팬시함에 선두를 내주기 했지만 여전히 젊은 층에게 클림트는 사랑받는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구스타프 클림트의 대표작 '키스'의 황금빛 유혹을 소장하고 있다.
이 책은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행적을 낱낱이 쫓는 평전 형식의 책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작업들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클림트에게 궁금한 몇 가지 것들에 가깝다. 대표작인 '키스'를 비롯해서 꽤 많이 알려진 '유디트'라든가 '다나에'같은 작품들을 소개하면서 그의 그림만큼이나 화려했던 여성 편력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일상을 동시에 바라보는 시각을 취하고 있다.
장식적인 그림 스타일과 현란한 색채감각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기 전 그의 작품세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피카소의 작업들을 보는 것처럼 이질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저자는 그의 일상에 대해서 단호한 코멘트를 내히지 않으며 그의 작업들을 소개한다. 어떤 예술가를 주관적인 시선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오히여 저자가 취한 시원스런 편집을 통해 그의 작업들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이 책의 형식이 오히려 더 긍정적이다. 재미있는 점은 대부분의 예술가들의 사생활이 드라미틱한 로맨스로 소개되는데 반해 이 책에서 클림트의 연애사를 다루는 시선은 다분히 건조하다는 것이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작업과 일상의 정보를 전달하는 문체는 조금 지루한 듯 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의 수많은 여인들을 담아내는 가쉽의 형식을 취한 책들에 비하면 건강하기까지 하다.
클림트가 어떤 작가인가 궁금한 그의 소극적 팬들에게 이 책은 적어도 달콤한 키스의 이미지로만 재단되어진 예술가의 생애에 대해 가감없이 솔직한 글이다. 다행스럽게도 현란한 이미지의 매혹과 사적인 감상을 위주로 쓰여진 책이 아니라는 점이 반갑다.
그의 그림들이 시원하게 자리를 잡은 편집의 판형과 선명한 자료들을 볼 수 있는 재질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