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를 들은 적 있다. 한 사업가가 출장으로 대도시 호텔을 찾았다 일어난 이야기. 호텔 방문을 열자 죽은 채로 누워있는 사람이 눈에 띈다. 사업가는 놀란 나머지 헐레벌떡 로비로 내려가 방에 시체가 있다고 소리친다. 안내 직원은 열쇠 함으로 손을 뻗으며 차분하게 대꾸한다. - P9

"성실하신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오후가 되면 냄새가너무 심하네요.
- P11

여자는 어깨를 동그랗게 말고 낮은 테이블에 놓인 서류를채워나갔다. 한때는 의뢰인이 저렇게 움츠린 모양새로 있는게 내키지 않아 높은 테이블로 바꾸려다 관두었다. 일을 하는데 연민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어서다. 남는 게 없는 일이다보니 경우에 따라 애틋하기라도 해야 시작할 수 있다. - P17

두 사건으로 나는 큰 교훈을 얻었다. 사라지는 일이야말로조용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 특히 부모가 살아 있거나 자식을둔 사람의 증발일수록 그렇다는 것. 부모는 좀처럼 자식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반대로 증발을 선택한 사람이 누군가의 부모라면 본인이 참지 못하고 자식을 보러 가다가 아는사람 눈에 띄기도 한다. - P21

어쩐지 들떠 보이는 오영지에게서 등을 돌리고 나는 눈을 감았다. 내일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그게 어디인지 아직은 알수 없지만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삶이 시작되는 곳일 것이다. 동시에 이제까지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곳이겠지. 하지만어디든 도착할 것이다. 오늘밤 중요한 것은 그것뿐이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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