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제 안의 결핍이 충족되는 순간에 확신으로 온다. 딸보다 더 딸처럼 굴었던 수경의 살가운 행동이 영실에게 확실한믿음의 증표가 되었던 것처럼. - P336

지금껏 나는 으스스한 감각 속에 독자를 몰아세운 채 홀연히 떠나는 백온유를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이 소설들은 백온유 소설세계의 커다란 분기점이자, 그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다. - P340

알면서도 속아주는 마음으로, 다시 손가락을 걸게 하는, 깨진믿음의 조각에 얼굴을 비춰보는 인물들도 그렇게 다시 약속할것이다. 여전히 실패하면서도, 간절히 믿고 싶어하며. 그러다어느 날, 기적과 같은 순간을 마주할 수도 있지 않을까. - P345

사람과 시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쏟았던 노력을 떠올려본다. 나만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가치를 지키며 살겠다는 각오는 수시로 무너지고 어느새 또다시 사람을 의식하고 과거에구애받고 소문에 연연하고 있다. 이렇게 두리번거리며 살다가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발견하면 빤히 응시한다. 그들은 어떻게 사람과 시대를 감당하는지 궁금하기에. - P348

아마도 소설은 기만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지키려 한 이들을 위한 게 아닐까. 앞으로도 나는 그들을 위한 이야기를 쓸 것이다.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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