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김지완의 얼굴은 시간에 따라 조금씩 변해왔고 낯익은 동시에 낯설었다. 나은우는 이제 변해갈김지완의 얼굴을 알 수 없다. - P33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오는 한 시기를 가졌다는 것에는이상한 자부심이 있었다. 나에게는 그런 시기가 있어. 그것은 과거가 죽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할까? 죽지 않은것에는 생기가 있고 살아 있는 냄새가 났다. 아픔은 사람을 풍부하게 만들기도 한다. - P36
스물세 살의 나은우는 나은우만의 슬픔을 이해받고 싶어 안달이었다. 언어와 방식을 찾아다닌 건 어쩌면 그 때문이었다. 이제 이해가 돼? 이제 좀 돼? 그런 안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스물아홉 살의 나은우는 나은우만의 슬픔이 나은우만의 슬픔으로 간직되기를 바랐다. 이해도 오해도 싫다. 그저 그대로, 내안에 있는 것 그대로, 발설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제야 김지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P38
이요는 심드렁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냥, 또 훔칠 거 없나 하고. - P52
이요한테 자신이 있어 보이나 보다. 그건 또 처음 듣는 얘기네아니, 확실히 있어. - P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