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우가 김지완을 알게 된 건 졸업 즈음이었다. 강의계획서만 보고 신청한 교양 수업이었다. - P9

나은우는 김지완이 자신을 따갑지 않은 상태, 더할 나위 없이 딱 알맞은 부드러운 상태로 데려다줄 것임을 알았다. 김지완은 속이 꽉 찬 작은 열매 같았다. - P10

김지완이 들고 있던 책을 내려놓더니 가방에서 플라스틱 병에 든 보리차를 꺼내 나은우 쪽으로 밀어 주었다. 드실래요? 딸꾹. 감사합니다. 예. 딸꾹. 보리차는 미지근했고 달았다. - P10

다. 나온우는 김지완의 말에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떤 질문을 더 해서 대화를 이어가야 할지 잘 몰랐다. 나은우는 그런 것에 서둘렀다. 내가 관심 없는 것에 관심있는 상대에게 관심을 표하는 방법 같은 것에 대해 - P11

근데 난 사실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런 말을 할 때, - P16

그럼 넌 기대도 실망도 하지 않고 뭘 하니?
생각을 모아둬.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는 생각들이 있는지, 그 순간에만 반짝거렸던 생각은 뭐였는지 생각하면서. - P17

반짝거리는 생각은 꽂힌 생각이나 다름없어. 순식간에꽂히고 순식간에 뽑혀. - P18

시간과 김지완과 손을 잡고 함께 나아가는 것 같았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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