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약속의 이행 여부보다 중요한 건 그러한약속이 이루어지게 된 배경과 맥락, 그리고 믿음의 수행으로써 약속의 면면이다. 이를 살피는 작업은 백온유가 약속이란이름 아래 매듭지어둔 소설적 관심의 근원을 파악하는 과정과다르지 않을 것이다. - P329

『약속의 세대의 수록작들은 대체로 ‘가족‘을 그리고 있다.
소설 속 인물들은 태어나 처음 만나는 일차집단인 가족으로부터 비롯된 문제 상황에 놓여 있다. 성인이 된 지는 한참이지만유년의 경험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환기되어 인물들의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셈인데, 이는 동화와 청소년소설로작가활동을 시작했으나 이제는 장르적 경계 구분이 필요치 않은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백온유의 작품세계 안에서도자연스러운 흐름이다. - P329

그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고 애틋해하지 않는 삶"(152쪽)을 살다 간 한 사람에 대한 어렴풋한 연민이다. 누구도 바라지않았으나 조금 더 생을 이어나가기를 원했던, 그러나 끝까지그 욕망을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던 할머니의 갈망의 흔적을 연수만이 이제야 조금 이해한다. - P331

이는 고통과 슬픔을 회피하거나 외면하는 것은 절대 정답이 될 수 없으며, 슬픔을 오롯한 슬픔으로 감내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알고 있는 이들의 선택이다. 소설의 말미에서 두 사람이 오래전 화재 참사 현장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큰 울림을 주는 건 그러한 이유에서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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