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벽장 안에 들어가 잠들기를 좋아하는 하나의 습관이 떠올랐다. - P298
행자스스로 행복한 사람. 감히 내가 행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려도 되는 것일까. - P300
어쩌면 나는 여전히, 오래전 불길 속에 던져버렸다고 믿었던 지푸라기 왕관의 잔해를 머리 위에 얹어놓은 채 살아가는것일지도 모르겠다. 다 타버려 모양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지만, 그 흔적만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나를 놓아주지 않고있는 것일지도. - P301
그 모든 죄와 사랑의 한중간에 함께했던 그 이름을, 지금도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을 당신의 이름을 조용히,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게 불러본다. - P302
언제나 윤동주의 옆에 서 있던 남자, 비가 오면 우산을 들어주고 날이 맑으면 양산을 들어주던 남자, 변희숙의 차에 호작질하던 남자, 남편이 실종된 날, 요코하마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던 그 남자. - P319
요코하마를 드나들다 타국에서 세상을 떠난 신주. 요코하마를 찾아갔다 행방불명이 된 필주, 그 둘의 부재로 가장 큰이득을 본 사람은・・・・・・ 윤동주였다. - P323
광자는 흥신소에서 전달한 사진 속 중년 여자의 눈을 오래도록 노려보았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고난이덕지덕지 껴 있고 불길하기 짝이 없는 그 눈빛만은 여전했다. - P325
사는게 원래 이상한 일로 가득 찬 것 아니겠는가. 때로는 그예상할 수 없음이 빛나는 환희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 P329
하나가 들고 온 사치코의 일기를 읽고 난 후, 동주는 비로소 깨달았다. 이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는사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속죄해야할 때가 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 P334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만큼 간절하고 애달픈, 더 잘살고싶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고 엮여서 만들어진 왕관이라고. 아주 가볍고 초라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실은 매우 질기고 단단한, 그런 왕관." - P345
그때의 나는 내가 좀 지겨웠다. 변하고 싶었고, 좁디좁은나를 벗어나 세상의 그림자를 담은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할 수 있는 한 가장 먼 곳으로 가, 완전히 낯선 곳에 깃발을꽂고 싶었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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