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지 얼마 안 됐어?" "아니. 곧 이년 돼. 집이 좀 휑하지." - P211
최근 들어 연지는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놓고 너에게 필요할것 같아서 샀다는 식으로 수영의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불필요한 물건들임에도 수영은 고맙게 받았다. 그 소비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걸까. 그게 어떤 의미든 수영이 참견할 권리는없었다. 쌓아둔 물건 중에 한두 개를 몰래 가방 안에 넣어가도연지는 몰랐다. 수영은 죄책감 없이 참기름과 휴지와 클렌징폼을 챙겼다. - P217
한참 머뭇거리다가 결국 수영은 연지가 하라는 대로 설명이라는 것을 했다. 거슬러올라가니 그동안 잊고 있던 효소가 나왔다. 결국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린 곡물 효소. 그리고 재광초총동문회장. 카페에서 나눔 거지로 통하던 자신.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된 계기. 그리고 연지를 만난 후 달라진 생활. 시간이가면 갈수록 고백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얘기. - P227
수영은 문득, 자신이 훼손한 것이 정확히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 P232
매번 미세하게 일그러진 얼굴이 내게 알려주는 듯했다. 이미 망가진 지 오래이니 애쓸 필요 없다고 - P241
나는 세주의 어머니가 내 어머니의 어깨와 다리를 주무르고내가 먹은 밥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체험학습 때 내 도시락을 싸고 우리집 변기를 뚫고 내 교복을 다리는 모습을 당연하다 여기며 자랐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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