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어떤 순간에 움직일까? 누군가는 원자와분자의 배열에서 정연한 시를 읽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사실성을 무시한 왜곡과 오류에서 아름다움을 찾기도 한다. - P196
경험치가 수정되면 사고의 체계나 감정의 양상도 달라진다. 무엇보다 감동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다. - P197
며느리의 눈을 피해 며칠에 걸쳐 단팥빵 미션을 수행하는 할머니를 상상해 본다. 팔의 은근한 단맛처럼 헤아리는 데 어느 정도의 세월이 필요한 마음도 있다. - P208
"테라가 더 맛있는 거 같은데." - P213
삿포로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파리에서는 은근한 인종 차별을 겪었고 방콕에서는상습적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택시에 시달렸다. 여행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여행이 갑자기 싫어진다. 낯선 도시를 겪는 일은 새로운 실망을 배우면서 다녀온 이후의 허탈함을 수습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 P217
"그 사람이 그립지는 않아. 정말이야. 내가 그리워하는게 뭔지 알아? 그는 ‘개념‘이 그리워." - P217
결국에는 음식이나 풍경혹은 그 외의 무엇보다도 지금의 이 기분이 목적지였을 거다. 지도를 들고 근처를 맴돌기만 하다가 마침내 가려던 곳에 닿은 느낌이다. 오래 머물기는 어렵다. 잠시 왔다가 곧사라질 시간을 천천히 음미했다. - P221
마찬가지로 조심해야 할 키워드가 몇 개 더 있다. 철이 너무 빨리 든 아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비인간, 할 말을 삼키면서 하는 담담한 이별, 혈연 이상으로 애틋한 유사 가족 같은 것들이다. - P245
그래서몇 겹으로 덮여 있는 누군가의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마음은 좀처럼 짐작하기 어렵다. 기쁠 때도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어떤 슬픔은 웃음 아래에 있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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