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는 다니엘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다. - P289

경선은 안나를 언니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마 나이가 같기때문일 것이다. 언니와 동생이 나이가 같다니 처음에는 쌍둥이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다니엘이 보기에 경선과 안나는 그냥 서로 공손하지도 않고 깔보지도 않는 사이인 것 같다. 태어나던 해부터 무려 육십오 년이나 친하게 지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 P295

다은이 문자로 알린 대로 공항에는 다은의 남편 혼자 나와있었다. 브랜드 로고가 박힌 여름 점퍼에 크림색 바지 차림이었다. 앞머리에 젤을 발라 이마 양쪽으로 내린 헤어스타일을보니 그가 옆머리를 누르기 위해 다운펌을 한다는 다은의 말이 생각났다. 도착 로비에서 기다리던 그는 장모인 경선이 아니라 다니엘을 부르며 천천히 다가왔다. - P312

경선이 암을 ‘그 자식‘이라고 과격하게 칭할 때는 눈이 커지더니, 오냐오냐 해주면 안 되는 나쁜존재이고 모욕감을 주면 시무룩해서 기운이 빠질 것 같아 그렇게 부른다는 설명에 조금 웃어주기도 한다. - P317

안나는 경선이 자신의 노화를 그처럼 자주 느끼는 것은 그만큼 그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뭔가가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사코 그것을 찾아내게 만든다고나 할까. 늙어 보이지 않는 데에 성공했다 한들 그걸 의식했다는 것만으로도 늙음은 존재감을 내뿜는다는 것이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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