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작가다.
위력적인 매체들이 지배하는 시대에 여전히 소설과 글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친연의 정을 느낍니다. 이 책의 어떤 문장이 누군가의 창작 의욕을 불러일으킨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 P8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는 바둑 세계의 격언을 인용했습니다. "정석을 익혀라. 그리고 잊어버려라‘가 그것입니다. 그 단락의 끝에 있는 문장을 여기로 끌어와 깃발처럼 꽂아두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의 내용도 잊어버려야 한다. 잊어버리고 소설을 써야 한다." 2026년 봄이승우 - P9
읽은 사람만이 쓴다. 잘 읽은 사람이 잘 쓴다.
그런데 꼭 독이 묻어 있어야 했을까?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책이 곧 독이라는비유를 읽는다.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책은 왕을죽인다. 이야기의 부재가 죽음인 것이다. 삶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진실이듯 이야기가 삶을 만드는 것 또한 진실이다. - P29
독자들은 어떤 작품에 대해 자전적이지 않느냐고묻는다. 나의 대답은 이렇다. 모든 소설은 궁극적으로자전적이다. 작가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 한 편의 자서전을 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작가다. - P29
소설은 영혼이 아니라 육체이다. 이미지가 아니라 형상이다. - P43
그러니까 소설을 쓰려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거울이 이 세상에 대해 어떤 불만과 의혹, 어떤 욕망과의도를 가지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소설은, 어떻게 말하든 소설을 쓰는 사람의 세계 해석이고, 그 해석의 뿌리는 그의 욕망과 의도이기 때문이다. - P46
기억은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을 망라한 과거의 모든 유의미한 경험의 집합이다. 그러나 기억은 단순한 과거 경험의 퇴적이 아니라 편집된 과거다. 편집의 과정에는 잘라내기와 붙여 쓰기와 축소와 과장과 오려 붙이기가 포함되어 있다. 치명적인 기억은 과장되었을 수도 있고 잘라내졌을 수도 있다. 다른 맥락에 붙어 있을 수도 있다. 때로는 드러내기 두려울 수도 있다. 그것은 말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말할 때, 소설로 쓸 때신중해지지 않을 사람은 없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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