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는 일이 어떤 일인지 잘 몰랐다. 잘 몰라서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이라는 열린 방에 들어가 며칠이고 앉아있는 날이 많았다. 궁금해서, 잘 몰라서, 이해해보고 싶어서. 소설은 나를 내쫓거나 몰아세우지 않고 그렇다고 말을 걸지도 않고계속 앉아 있게 내버려두었다. 가끔은 방안으로 환한 빛이 들어와 나와 함께 머물렀다. 그 빛이 내 손목에 올라타거나 발등을 덮으면 제법 어색하고 무겁고 따뜻했다. 나는 이것이 소설이라고,
단지 그 정도를 알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매일매일앉아 있어야지 다짐하고서 정말로 매일매일.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