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스페이스 섹스올로지는 여전히 평범한 사람들, 그래서 멍청한 사람들, 그러나 여전히 자기 방이 필요한 존재들에 대한 얘기로 이해됐다. 스페이스라는 영어가 좁디좁은 한 칸 방이라고 해석되든 무한하거나 광활한 우주로 해석되든 그건 마찬가지였고, 자신의 이해가 틀렸든 아니든 역시 마찬가지였다. - P138
유자는 전시회를 보러 갔다. 그날 은율은 서울에 없을 거라고했다. 서울에 없으면 어디에 있겠다는 건지, 은율이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나 늦어"라고만 했을 때, 유자는 실망했다. 늦을 거라는 말 때문이 아니라 늦게라도 돌아온다는 말에. 그즈음 유지는은율에게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 P138
대놓고 사기꾼인 최에게 당한 그녀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멍청하게 사기를 당하는 사람은 세상에 그녀 하나뿐인 것처럼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냐고! 악을 썼다. - P141
‘카니발리즘‘을 사전에서 검색해보니 ‘식인‘이라고 나온다. ‘동족포식‘이라고도 한다는데, 그쪽이 더 옳은 표현인 것 같다. 우주에서는 은하가 은하를, 별이 별을 잡아먹는다. 그걸 ‘갤럭시 카니발리즘‘ ‘스텔라 카니발리즘‘이라고 한단다. 잡아먹는 별이 있으니 잡아먹히는 별도 있겠다. 기아, 질식, 괴롭힘...... 이런 게 별과 은하의 동족상잔에 붙은 말들이다. - P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