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좀처럼 잠들지 못한 도이치는 불현듯 결심하고 자신이 쓴 「괴테의 꿈』의 두꺼운 문고본을 잠옷 주머니에 넣은 뒤그 모습 그대로 집을 나섰다. - P112
식당에서 빠져나와 도자기를 장식한 방을 지났고(도중에 지나온 방에서 소녀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황제의 메달과 시인의 흉상, 압화, 과일, 광물 등의 수집품을 진열해 둔 정원과 복도도지나 이윽고 현관 앞에서 발이 멈췄다. - P114
"셰익스피어가 노렸던 건 오직 하나야. 각각 장면에 꼭 맞는 효과적인 명문구를 자신의 등장인물이 말하게 하는 거지." - P119
"사랑은 모든 것을 혼동시키지 않고 혼연일체로 만들지." 선생님이라고 불린 사람이 말했다. - P120
딸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딸의 러닝화를 바라보며 도이치는 ‘난 어째서 꿈속에서 이걸 신고 외출한 걸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자렴"이라고 말하며 서재 손잡이를 잡았다. - P124
비슷한 표현으로 내가 떠올린 건 빅토르 위고의 희곡 크롬웰」의 한 구절이야(이제 따옴표도 각주도 필요없겠지?). 시는 자연과 마찬가지로 창조의 과정에서빛과 그림자를, 숭고함과 그로테스크함을, 다시 말해 영혼과 육체, 정신과 짐승성을 혼동하지 않고 혼합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럼, 새해 복 많이 받기를.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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