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어느 겨울밤이었다. 작가로 참여한 북토크를 마치고 편집자님과 행사장 바깥에서 짧게 안부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그녀는 마치 깜짝 선물을 건네듯 말했다. - P8
하지만 몇 해가 흘러 ‘노인 이야기‘를 써보겠다며 노트북을펼쳤을 때, 그제야 그때의 확신이 얼마나 오만했는지를 알 수있었다. 집에서 멀리 떠나온 후에야 뒤늦게 중요한 무언가를두고 왔다는 걸 깨달은 사람처럼, 나는 아주 근원적인 질문에서부터 막막함을 느꼈다. - P10
"윤자님과 저는 어떤 사이일까요?" 잠시 생각에 잠긴 그녀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 "인간적인 우정을 나눈 사이죠." - P15
그렇게 말했던 이들은 알고 있을까. 그녀가 어느덧 일흔이 된지금까지, 30년을 매일 같이 검도를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 P22
"그럼요. 복수죠. 사는 내내 재수 없을 거란 말만 듣던 인생이었는데, 내 힘으로 내가 원하는 걸 이뤘잖아요. 결국엔 잘 살았다고 축하받는 사람이 됐잖아요. 그러니 내 인생에 보란 듯이 복수를 한 거죠. 이보다 더 좋은 복수가 어디 있나요.‘ " - P26
그 누가 할머니의 전성기가 지금부터라는 걸 알 수 있었을까. 힌트도 없이. 예고도 없이. 그러니 인생은 끝까지 살아봐야안다고 말하는 것일까. - P30
‘정열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정열이가 빠지면 랩이 아니지.‘ - P36
"왜 부서지는 것 같았을까요?" "내가 몰랐던 세상이 여기에 있었구나, 그런 깨달음 아니었을까요. 부서져서 흩어지는 게 아니라, 깨지면서 열리는 느낌. 그 틈 사이로 무언가가 스며들기 시작한 거죠."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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