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여행을 떠나보면 원래의 계획대로 풀리지 않듯이, 장편소설을 쓰는 일도 자욱한 안갯속을 헤매면서 헤쳐나가는 일이었다. - P160
마라토너들이 42.195킬로미터를 완주한 다음에도 호흡을 고르기 위해 한참을 더 걷듯이, 나는 첫장편소설 원고를 마감한 다음 날 아침, 단골 카페에 노트북을 들고 나가 새 책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 P165
미안한 얘기지만 걱정은 찰나였고, 소식을 전해 듣고 이 순한작가의 요령 없음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 P172
글의 세계는 예로부터 ‘선비‘의 영역이라 점잖음을 요구받는 측면이 있어 면전에서 거칠게 ‘이건 글이 아니오!‘라고 ‘ 하지는 않는다.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만큼 ‘인정하지 않음‘ 은 미세한 바이브로 음흉하게 표현되거나 혹은 전달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분명 나만 그렇게 느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 P185
작가라는 타이틀, 거기엔 분명 뽕이 있다. 그것은 아무리많은 부와 명예, 권력을 가졌어도 자기 이름을 내걸고 책을한 권 내고 싶은 열망과 관련이 있다. 한 권의 책에는 그런 마성이 있고 ‘작가‘라는 호칭에는 분명 이상한 아우라가 있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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