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나 장우씨 좋은 곳이면 나도 좋아요." - P190
그러나 다시 붉은 황토밭들이 나타나고 육지의 마을들이 차례차례 스쳐갔다. 나는 바다를 잊을 수 없어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세상의 모든 잊을 수 없는 것들은 언제나 뒤에 남겨져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과거를 버릴 수 없는 것인지도 - P191
세속의 도시가 우리에게 가르친 것은 침대는 정신보다육체를 더 많이 요구하는 침구라는 것이었다. 특히 숙박업소의 침대는 더욱 그랬다. - P192
나영규에게는 없는 것, 그것이 확실히 김장우에게는 있었다. - P194
어쩌면 김장우도 충분히 주위의 시선을 고려한 뒤에 내 이마에 손을 얹었을 것이라고도 짐작했다. 사랑해, 라고 말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나는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한참 그렇게 앉아있었다. 나는 밖을 보고, 그는 나를 보고. - P198
돌아와서 모텔 옆 나이트클럽에서 양주를 마셨던 것은 어렴풋이 기억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도 나는 또 김장우의 빈약한 지갑을 걱정했던 모양이었다. "소주로! 소주로 마셔요. 섞어 먹으면 안 좋아...………." 내가 이렇게 말했다고 김장우가 알려주었다. - P202
아, 나는 전율했다. 그것은 아버지의 대사였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난동을 부리던 그날 밤, 아버지가 말했었다. 당신은 나를 가두는 간수 같았어, 당신은 몰라, 그 절망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 P205
사랑이란 그러므로 붉은 신호등이다. 켜지기만 하면 무조건 멈춰야하는위험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보장하는붉은 신호등이 바로 사랑이다. - P208
유행가는 한때 유행했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시작한사람들에게 대물림되는 우리의 유산이다. - P209
나영규라는 남자, 이토록 못나게 생긴 나 같은 여자를 사랑하겠다고 마음을 먹다니, 고맙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고마움도 사랑이라면. - P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