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 생각해보면 내가 했던 아빠의 얘기 대부분은 결국농인 문화와 청인 문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아빠가 스스로를 어떻게 해쳤는지, 지속되는 자기혐오로 주변을 어떻게망가뜨렸는지로 귀결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K는 무슨 말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난감한 표정으로 골똘해지곤 했다. - P55

[끼 없는 게이는 노잼 무맛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저는 비선호를 비선호한답니다.] - P57

아빠 같은 사람들 말고. 너무 오래 외로웠던 사람들 말고.
더 늦기 전에, 거의 사랑하는 거 말고 진짜 사랑을 해보라고. 너는 그래도 돼. - P59

아빠가 듣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했던 말들이 있다. 큰 소리로 말하면 어렴풋이 들린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작게 중얼거렸던 말들. 입 모양을 보면 감지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애써다른 곳을 보거나 웃는 얼굴로 기만하며 했던 말들. - P63

삼촌, 이제 말해도 된대요. - P67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썼어. 그게 내 꿈이라고. - P71

잘 지나와줘서 고마워.
뭐라고? 안 들려. - P74

야, 니가 더 장해. - P74

유치원과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나를 따돌릴 기미를 보이면 바로 내게 다가와서는 속삭였으니까. 여자처럼 말고, 알겠지? - P79

아니, 여성스럽다고 다 이쪽이냐고.
나는 용이를 일단 멈춰 세웠다.
이쪽이라고 다 여성스럽고? - P88

진심으로 나를 걱정하는 엄마의 눈빛. 남들과 다르면 인생이 가시밭일 텐데 이걸 어쩌면 좋나 근심하는 눈빛. 나는 다른애들이 수군거리고 놀리는 것보다 그게 더 싫었어. - P92

아니요, 그런 말은 안 했는데, 그냥 제가 알아요, 속상해한다는 걸. 그래서 말인데, 아저씨가 저 대신 우리 삼촌이랑 많이놀아줄 수 있을까요? 저도 안 놀 건 아닌데, 앞으로도 계속 놀거긴 한데, 그래도 지금보다는 덜 놀아야 할 것 같아서요.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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