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반드의 리듬은 심장 박동을 닮았다. 심장이 짧고 길게, 짧고 길게, 짧고 길게 뛰는 동안 몸은 시간을 살아 낸다. - P135

음과 음 사이를 겅중겅중 뛰어넘는 가벼운 리듬이 척추를 세우고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살랑이는 정도면 좋다. 마음을 돌리는 것은 탁월한 설득이 아니라 상냥한 공감이니까. - P138

악기를 연주하고, 연습하는 경험은 하루를 그냥 흘려 버리지 않는다. 집중해서 읽는 음표와 움직이는 손가락, 동작의결과로 울리는 소리와 그 소리를 다시 나의 귀로 듣는 지금,
이 순간, 시간은 나와 함께 정지한다.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빠져나갔던 하루하루가 이제는 손에 닿는 촉감과 흘러내리는 속도, 손 주름 사이에 낀 반짝임으로 내게 다가온다, - P140

쓰기는아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니라아는 것을 버리는 과정이다.
이 깨달음이 긴 세월 동안 내게 위로가 되었다. - P143

도나 해러웨이식으로 표현하면 나는 ‘겸손한 목격자‘로서 부분적(맥락적)이면서도 당파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현실에 개입하는, 자신의 위치성을 자각한 자가 공부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연구자, 운동가, 당사자(피해자)의 구분과위계에 대해서도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 P147

밀스가 좋아한 용어인 ‘기예(craft)‘는 세 가지 조건을 함축한다. 외롭고 지루한 노동, 완성도에 대한 비타협성, 창의력. "기존의 집단 문화에 저항하라.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방법론자가 되자.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이론가가 되고, 이론과 방법이 지식(craft)을 생산하는 실천이 되도록 하자."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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