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쓰레기는 잘 버렸어야지." - P264

"떠나려고 수작 부렸단 거고. 여기를."
여기를. - P265

"내용은 줄줄 읊지 않아도 되니까, 나를 읽어. - P266

"무슨 말을 하겠어, 난 이제 더는 당신하고 뭐든 개선할 여지도 의지도 없다는 것만 알겠어, 시키는 일은 할게, 난 어차피 그런 일을 위해 고용된 노비니까, 당신한텐 그거면 됐지?" - P267

나는 고개 들어서 오언의 얼굴에 드리워진 패착의 그늘과길 잃어 흔들리는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마지막 한마디의 선언으로 그를 힘주어 밀어냈지.
"하지만 당신만은 절대로 안 읽어." - P268

"좋아, 각자의 사연팔이는 집어치우고, 이런 꼴 보고 사는건 어때. 마음에 들어?" - P272

그래도 사람의 머릿속을 읽을 때보다는 책을 읽는 편이,
그냥 눈앞의 글자를 읽는 행위에 불과하더라도 한결 살 것 같았어, 사용되는 동사는 같은데도. - P274

이를테면 우물만큼 깊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대문짝만큼넓지도 않게, 다만 이만큼이면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제는 읽을 수 있는 상처의 역치가 높아져서 이대로 가다간죽음을 담보로 잡은 상처가 아니면 어떤 것도 읽어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어. - P280

"신이라는 건 있잖아, 그냥 하나의 오래된 질문이라고 생각해."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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