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새끼 떼어 놓고 뭐 하는 짓인가 싶었지." - P172

불쌍해지는 것보다 양심 없다고 욕먹는 게 나았다. - P173

나는 여전히 엄마가 청소 일을 해서 벌어온 돈으로 월세를 내는 집에서 살았다. 운으로 들어간 좋은 학교가 모든걸 바꿔 놓진 못했다. 나는 우선 엄마에게 눈을 감았다. 못본 척하면 모르는 일이 될 수도 있었다. - P174

잊지 않은 사람도 사나운말을 듣고 있다고 가끔은 세상에 말하고 싶다. 그 배의 이름은 세월호다. - P176

헤엄쳐 건너진 못했지만 걸어서는 건널 수 있었다. 엄마는 날갯짓을 하듯 덩실덩실 몸을 흔들며 잠실대교를 건넜다. - P178

하루에 열 알씩 먹던 약이 자기 전 두 알로 줄었다. 개꼬리처럼 빈약하던 머리털도 어느새 다시 나고 있었다.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정수리를 들이밀며 "털 났슈!" 하고 엄마처럼 재롱을 부렸다. 이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시간이었다. - P180

물 위에 누워 하늘을 보며 쉬엄쉬엄 헤엄쳤다. 제2롯데월드 유리벽에 구름이 비쳐 그림 같았다. "좀 더 천천히 가자!" 이주 언니가 누워서 웃었다. 차가운 물을 온몸으로 가르며 둥둥 떠 있자니 물고기가 된 기분이었다. 물에 누워 있길 좋아하는 엄마도 꼭 한 번은 이렇게 띄워 주고 싶었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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