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 좀 더 드릴까요?"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울기 시작한 부랑자에게 K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떠돌이나 거지 비슷한 말로 상대를 규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그것을 원해 그렇게 부른 지 몇 계절째였다. 부랑자는 천한 말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둥실둥실 떠다닌다는뜻의 ‘부‘에 물결친다는 ‘랑‘이니 해파리 같은 거라고, 해파리가천하냐고 따지듯 물었다. - P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