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제 안의 말간 얼굴을 들키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제겐 여행지에서의 순간들이 그러합니다. - P10
풋기는 미숙하여 푸른 기운이 남아 있는 정도를 뜻하는 말. 우리 안에서 완전히 새어나가는 순간 우리를 폭삭 늙게 할 무엇. - P13
과거의 장면을 읽고 쓰면서 우리는 남은 날들을 채워갑니다. 때론 과거의 문장 한가운데에 취소 선을 긋고 새 문장을 적어넣으며 시간의 의미를 발견합니다. 실패했다가도 돌아오고 멀어졌다가도 가까워지는 과정을 여행이라 부르면서요. - P20
그런데 아주 의외의 순간에 과거의 장면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하루는 하행선을 타기 위해 서울역 플랫폼에서 열차를 가다리는데 일종의 환시처럼, 파리의 기차역에서 보았던 한 연인이 불쑥 끼어들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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