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에서 해가 지는 방향으로 천 킬로미터 떨어진 대서양의화산섬 마데이라 남쪽 해변. 그곳엔 많은 것이 떠내려온다. 주인을잃은 보석이나 금화, 열대의 열매와 부러진 나뭇가지, 지역을 추측할 수 없는 장신구들과 조각상에서 떨어져나온 돌조각들. 때로는머리 없는 남자가, 때로는 발목이 묶인 흑인이. 사람이 없는 빈 배,
해초에 휘감긴 트랜지스터라디오, 깨진 전구, 부서진 무전기. 어떤날엔 잉크가 번진 일기장이 발견되기도 한다. 눈을 감고 모로 누운검은 말과 회색 코끼리, 송곳니를 드러내고 죽은 표범과 부패한 산양의 얼굴은 목격자들로 하여금 이상한 기분이 들게 한다. 두려움이라고도 할 수 있고, 경이로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복잡한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해변엔 그 어떤것보다 크고 놀라운 것이 누워 있다. - P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